윤한회동 앞서 의협 만난 이재명…여야의정 협의체 주도할까

민주, 22일 의협 간부와 회동…협의체 관련 아이디어도 공유
한동훈, 23일 윤석열과 회동서 성과 없을시 주도권 잃을수도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후 브리핑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조 대변인, 박주민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 강청희 위원, 박용언 의협 부회장, 임 회장, 이재희 법제이사, 임진수 기획이사. 2024.9.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의사단체를 직접 만나며 '의정 갈등'으로 출범에 어려움을 겪던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이 의정 갈등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의사단체를 설득한다면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주도권을 가져올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2일 오후 국회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등 지도부와 1시간 50분가량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 사태에 대해 제일 자각해야 될 게 여당인데, 지금은 국민이 가장 다급해진 것 같다"며 "의협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더 개방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조승래 수석 대변인은 "의료대란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며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서 의협과 민주당은 긴밀하게 소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제안한 이후 정부의 책임자 처벌과 의사단체 참여 요구만 반복한 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민주당의 요청으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 양측은 주로 심각한 의료 현장에 대한 공감대를 나누면서도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된 아이디어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5년 의대 정원 문제 등에 있어 협상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정부를 배제한 여야의 협의체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도 이날 자리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민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의 협의체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이야기다. 민주당 입장에서 최고의 선택은 여야의정 협의체"이라면서도 "내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만찬에서 한 대표가 빈손으로 오면 그때는 여야의 협의체 등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0·16 재보궐선거 후보자 추천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9.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민주당이 의협과 소통 창구를 마련한 만큼 그동안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의사 단체와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던 한동훈 대표는 더 큰 압박감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민주당의 요구대로 의사 단체를 협의체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 그들과 수차례 만나면서 이 사안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의협은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협의체 구성에 있어 양쪽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한 대표 입장에서 23일 예정된 윤 대통령과의 회동은 향후 민주당과의 주도권 싸움을 고려할 때 중요하다.

만약 이번에도 정부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고 아무 성과도 얻지 못한다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있어 여당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