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팔이 척결" 정봉주, 사면초가→개딸 "선전포고", 친명 "앞뒤 다른 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일부 이재명 지지그룹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배척하고 있다며 "최고위원이 되면 이재명 팔이 무리를 뿌리 뽑겠다"고 했다가 거센 역풍에 휘말렸다.

정 후보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내부에 ‘이재명 팔이’하며 실세 놀이하는 무리가 있다"며 "이들은 이재명을 위한다며 끊임없이 내부를 갈라치고 경쟁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당을 분열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이재명 팔이'무리들을 방치한다면 통합도, 탄핵도, 정권 탈환도 어렵다"며 "당의 단합, 민주당의 미래, 민주당의 정권 탈환을 위해 '이재명 팔이' 무리들을 척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자 이재명 열성지지자들은 "정봉주가 친명 체제와 전쟁을, 선전포고했다"며 정봉주 사퇴를 요구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김병주, 이언주 의원도 정 후보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김 의원은 "누가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제왕적 당대표' 운운하며 보수 언론의 먹잇감으로 팔아넘겼는가, 앞에서 당원주권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개딸 독재', '천 원짜리 당원'이라며 열성 당원들을 비웃음거리로 전락시켰는가"라며 "앞과 뒤가 다른 자, 이런 자들이야말로 진짜 '이재명 대표를 파는 자'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김 의원은 "제가 이재명 대표를 향해 겨누는 화살을 기필코 모두 부러트리겠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이언주 의원은 "정 후보 기자회견으로 많은 당원들이 상처받아 참으로 유감이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지도부는 이재명 당대표(후보)를 중심으로 원팀이 되어 윤석열정권의 무도함에 제대로 맞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이재명'을 외쳤다.

강성인 양문석 의원은 "우리가 사랑했던, 정봉주를 잃어버렸다"며 옛날의 정봉주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가 당원들에게 사죄한다면 저는 정봉주 형님을 안아드리려고 한다"고 정 후보에게 흥분을 가라앉히고 당원들에게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나꼼수 멤버였던 김용민 목사는 "정봉주 발언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정봉주 후보에 대한 투표를 포기해달라고 시민 여러분께 요청하겠다"라며 지금 정 후보가 당심을 잘못 건드렸다고 각을 세웠다.

지난 11일 대전 세종까지 전당대회를 마친 결과 최고위원 누적 득표율에선 김민석 후보가 18.03%, 정봉주 후보가 15.63%로 각각 1, 2위에 올라와 있다.

그 뒤를 김병주 후보(14.02%), 한준호 후보(13.66%), 이언주 후보(11.56%)의 순으로 이었다.

5위까지 최고위원 자리를 차지하는 가운데 전현희 후보(11.54%), 민형배 후보(10.53%), 강선우 후보(5.03%)가 6~8위를 달리고 있다.

정봉주 후보는 전당대회 초반 선두에 나섰으나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김민석 의원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지"라고 발언한 뒤 순위 역전을 당하자 '이 대표가 최고위원 경선에 개입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주위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고위원회는 만장일치제다,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겠다'며 이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