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여사 '대국민 사과 의향' 문자 읽씹 의혹…윤한 갈등 결정타

김웅 "사실이라면 해당 행위"· 신지호 "왜 韓의 동의가 필요하신지"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서 강석호 총재,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후보와 함께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지난 1월 중순, 당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김건희 여사가 보낸 '대국민 사과 의향' 문자를 읽고도 모른척 한 일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사이가 틀어진 결정타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4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김규완 CBS논설실장이 믿을만한 이로부터 받은 문자내용이라고 밝힌 것.

이에 따르면 김 여사는 디올백 문제와 관련해 1월 18일에서 20일 사이 한 전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것.

김 여사가 문자를 보낸 시점은 1월 17일 김경율 비대위원이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으로 대통령실, 여권 핵심부를 격앙케 한 직후다. 이와 관련해 5일 한동훈 캠프는 문자를 받은 시점을 1월 19일이라고 확인했다.

메시지는 김 여사가 △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 △ 몇 번이나 대국민 사과를 하려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 사과보다 더한 것도 요청하면 따르겠다 △ 한 위원장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하겠으니 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으나 한 위원장은 한 글자도 답하지 않아, 이른바 읽씹(읽고 씹었다)했다는 것.

윤 대통령은 얼마 뒤 이 사실을 알고 격노, 1월 21일 대통령실에서 한 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배경이 됐다는 말이다.

이 말을 들은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만약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씹었다면 해당 행위를 한 것"이라며 격분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국민들은 너무 화가 나서 대통령 내외의 사과를 받고 싶었다. '잘못했다. 한 번만 기회를 달라'라며 인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고 선거판의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면서 "먼저 가서 '사과 좀 해 달라'라고 요구해도 시원찮을 판에 여사가 이 정도까지 이야기하고 사과를 하겠다라고 밝혔으면 반드시 했었어야 했다"고 어이없어했다.

신지호 한동훈캠프 상황실장은 문자에 대해 "저 개인적으로 모 의원이 문자를 보여주더라"며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낸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읽씹에 대해선 "한동훈 후보에게 공식적으로 확인해 봐야 되겠지만 제가 아는 건 대통령 부인이 비대위원장에게 과거 인연의 연장선상에서 뭔가를 보냈는데 한동훈 후보는 그렇게 처리돼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본 것 같다"고 했다.

즉 "대통령실 차원에서 당과의 창구를 통해 처리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적 루트가 아닌 공적 통로를 통해 이뤄져야한다고 판단, 가타부타 답을 할 수 없었다는 것.

그러자 김웅 전 의원은 "공직식적으로 해야 할 것 같았다면 한 위원장이 대통령한테 제안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자 신 실장은 "사과를 할지 말지는 대통령 또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판단할 문제지 비대위원장에게 허락을 받고 사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리며 "만약 사과가 필요했다며 2월 7일 KBS 신년대담 때 하면 됐다"고 했다.

이어 "비대위원장 동의를 득해야지 발언할 수 있나, 그건 아니지 않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신 실장은 "총선 기간 중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 이종섭 대사 문제, 황상무 수석 문제, 의대 정원 문제, 명품백 사과 문제 다양한 의사소통이 있었고 의견 전달이 있었다"며 이를 미뤄 읽씹 논란을 판단해 달라고 했다.

5일 한 후보는 공적 업무를 사적으로 논의하는 게 적절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읽씹' 논란을 해명하면서 "왜 이 시점에 (이런 의혹이) 나오는 건지 의아하다"며 앞서 나가는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이런 논란을 일으킨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