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여사 '대국민 사과 의향' 문자 읽씹 의혹…윤한 갈등 결정타
김웅 "사실이라면 해당 행위"· 신지호 "왜 韓의 동의가 필요하신지"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지난 1월 중순, 당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김건희 여사가 보낸 '대국민 사과 의향' 문자를 읽고도 모른척 한 일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사이가 틀어진 결정타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4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김규완 CBS논설실장이 믿을만한 이로부터 받은 문자내용이라고 밝힌 것.
이에 따르면 김 여사는 디올백 문제와 관련해 1월 18일에서 20일 사이 한 전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냈다는 것.
김 여사가 문자를 보낸 시점은 1월 17일 김경율 비대위원이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으로 대통령실, 여권 핵심부를 격앙케 한 직후다. 이와 관련해 5일 한동훈 캠프는 문자를 받은 시점을 1월 19일이라고 확인했다.
메시지는 김 여사가 △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 △ 몇 번이나 대국민 사과를 하려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 사과보다 더한 것도 요청하면 따르겠다 △ 한 위원장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하겠으니 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으나 한 위원장은 한 글자도 답하지 않아, 이른바 읽씹(읽고 씹었다)했다는 것.
윤 대통령은 얼마 뒤 이 사실을 알고 격노, 1월 21일 대통령실에서 한 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배경이 됐다는 말이다.
이 말을 들은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만약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씹었다면 해당 행위를 한 것"이라며 격분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국민들은 너무 화가 나서 대통령 내외의 사과를 받고 싶었다. '잘못했다. 한 번만 기회를 달라'라며 인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고 선거판의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면서 "먼저 가서 '사과 좀 해 달라'라고 요구해도 시원찮을 판에 여사가 이 정도까지 이야기하고 사과를 하겠다라고 밝혔으면 반드시 했었어야 했다"고 어이없어했다.
신지호 한동훈캠프 상황실장은 문자에 대해 "저 개인적으로 모 의원이 문자를 보여주더라"며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낸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읽씹에 대해선 "한동훈 후보에게 공식적으로 확인해 봐야 되겠지만 제가 아는 건 대통령 부인이 비대위원장에게 과거 인연의 연장선상에서 뭔가를 보냈는데 한동훈 후보는 그렇게 처리돼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본 것 같다"고 했다.
즉 "대통령실 차원에서 당과의 창구를 통해 처리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적 루트가 아닌 공적 통로를 통해 이뤄져야한다고 판단, 가타부타 답을 할 수 없었다는 것.
그러자 김웅 전 의원은 "공직식적으로 해야 할 것 같았다면 한 위원장이 대통령한테 제안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자 신 실장은 "사과를 할지 말지는 대통령 또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판단할 문제지 비대위원장에게 허락을 받고 사과할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리며 "만약 사과가 필요했다며 2월 7일 KBS 신년대담 때 하면 됐다"고 했다.
이어 "비대위원장 동의를 득해야지 발언할 수 있나, 그건 아니지 않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신 실장은 "총선 기간 중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 이종섭 대사 문제, 황상무 수석 문제, 의대 정원 문제, 명품백 사과 문제 다양한 의사소통이 있었고 의견 전달이 있었다"며 이를 미뤄 읽씹 논란을 판단해 달라고 했다.
5일 한 후보는 공적 업무를 사적으로 논의하는 게 적절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읽씹' 논란을 해명하면서 "왜 이 시점에 (이런 의혹이) 나오는 건지 의아하다"며 앞서 나가는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이런 논란을 일으킨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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