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블랙요원 여전히 활동?…"전원 부대 복귀·무기도 이상무"

계엄 따른 신뢰 하락에 군 해명에도 야권의 의심은 계속
군내선 북풍 의혹에 정상적 작전·훈련에 대한 왜곡 우려

국방부 깃발. 2021.6.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12·3 비상계엄에 투입된 국군정보사령부의 '블랙요원'들이 여전히 활동 중이며 일부는 폭약과 권총을 소지하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측의 의혹 제기에 국방부가 거듭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국방부는 25일 오전 출입기자단 대상 문자메시지 공지에서 "비상계엄에 소집됐던 모든 정보사 인원들은 4일 오전에 소속 부대로 전원 복귀했다"라며 "정보사에서 어제(24일) 예하부대를 대상으로 인원과 무기 현황을 정밀 재점검한 결과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정보사에는 민간인 블랙요원이 없다"라며 "정보사는 4일부터 모든 교육훈련을 부대 내 또는 부대 인근으로 조정해 시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의 이번 공지는 전날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의에 답한 내용과 같다.

김 차관은 전체회의 도중 추가 확인 지시를 내린 후 보고를 받았다면서 "비상계엄 상황 때 소집됐던 특수요원들은 4일 계엄 상황 해제와 동시에 부대로 다 복귀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군은 민간인 블랙요원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라며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요원들 중 부대장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외부에서 활동하는 인원은 없고, 지금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도 밝혔다.

김 차관이 언급한 의혹은 전날 민주당 윤석열내란 진상조사단이 제기한 것으로, 진상조사단은 "제보에 따르면 11월 중순 무기를 반출했던 블랙요원들이 아직 임무 해제 명령을 받지 않았고, 반출한 무기 회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주장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4.12.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진상조사단 간사인 박선원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블랙요원들은 직접 상관의 말이 아니면 안 듣는데, 직접 상관으로부터 쭉 올라가는 지휘계통이 끊겼는지 복귀를 안 하고 있다"라며 "임무 수행을 위한 대기상태에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전날 법사위에서 김 차관이 블랙요원의 복귀를 확인한 뒤에도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관련 제보가 있다며 추가 파악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균택 의원은 "비상계엄 시 정보사 소속의 북파공작부대(HID) 블랙요원들이 청주 소재 군 공항을 공격하라는 밀명을 받고 출동했다"라고, 전현희 의원은 "성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테러 임무를 맡은 요원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건태 의원은 블랙요원 중 민간인이 있다며 이들에게 복귀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정보사 블랙요원의 활동 목적을 '북풍 공작'으로 보고 있다. 소요 사태를 일으킨 뒤 북한의 소행인 것처럼 꾸미고 이를 빌미로 계엄 상황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정보사 블랙요원은 고도로 훈련돼 있으며, 신분을 위장하고 있어 찾아내기도 어렵다.

'블랙요원이 복귀했다'라는 군의 거듭된 해명에도 군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상황이라 정보사의 비상계엄 관여 및 북풍 논란은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번 계엄 설계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선 'NLL(북방한계선)에서 북의 공격 유도', 정치인·언론인·판사·종교인 등 일부 실명과 '수거 대상'이라는 표현이 발견되기도 했다.

다만, 군 내부에선 북풍 의혹이 군의 정상적인 작전·훈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재개된 서북도서 해상 실사격 훈련은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에 따른 것이고, 오히려 올해가 서해 NLL이 가장 안정적으로 관리됐던 해라는 게 군의 입장이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