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무인기 잡을 '레이저 대공무기' 용산 대통령실에 배치

2022년 北 무인기의 P-73 침범에 레이저 대공무기 도입 결정…내달 전력화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방위사업청 제공) 2024.7.31/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허고운 기자 = '한국형 스타워즈'로 불리는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배치됐다. 천광은 이르면 다음 달 전력화를 거쳐 대통령실 인근으로 날아오는 북한 무인기 등을 요격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용산 워게임 센터인 '합동전쟁수행모의본부'(JWSC) 건물의 옥상에 최근 천광이 설치됐다. 합동참모본부 소속인 JWSC는 용산 국방부 영내에 있다. 천광이 설치된 JWSC 건물은 대통령실 건물과 500m 정도 떨어져 있고, 두 건물 사이엔 국방부·합참이 함께 쓰는 건물이 위치해 있다.

지난 2022년 12월 북한이 날려 보낸 소형 무인기 여러 대가 수도권 상공을 침범하고 그중 1대가 대통령실 일대 상공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P-73)을 한때 침범한 뒤 돌아가자, 군 당국은 레이저 대공무기의 도입을 결정했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광섬유로부터 생성된 광원 레이저를 표적에 직접 투사해 무력화시키는 하드킬 방식의 무기체계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19년 8월부터 871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4월 체계개발을 마쳤다.

출력 20㎾급으로 추정되는 천광은 지상 진지 고정형으로, 주로 멀티콥터 등 드론 또는 소형 무인기 요격을 목적으로 한다. 체계개발 및 시험평가 과정에선 약 3㎞ 떨어져 있는 소형 무인기와 멀티콥터를 모두 맞혀 100%의 명중률을 기록했다. P-73은 국방부 청사를 중심으로 반경 3.7㎞에 설정돼 있다.

일반적인 컨테이너 크기인 천광은 사격지휘단장과 발사통제원 연동통제원 등 3명이 운용한다. 대통령실에 배치된 천광의 경우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의 방공부대가 운용할 예정이다.

천광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소음이 없으며 △별도의 탄약이 필요하지 않고 수 초 안에 탐지부터 조준까지 가능해 즉각적으로 교전에 임할 수 있다. 1회당 발사 비용이 약 2000원에 불과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비·눈이 오거나 안개·구름이 끼는 등 날씨가 나쁘면 제 기능을 못 한다. 산이나 건물 뒤의 표적을 향해 곡사(曲射)를 할 수도 없다.

군 당국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배치한 천광을 북한의 무인기 도발 등에 대한 대응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북한이 날려 보내는 풍선에 무엇이 담겨있을지는 알 수 없는 만큼, 천광으로 풍선을 격추하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천광은 대통령실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주요시설들에도 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