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에 아직 韓 초청 안했다…'특사' 파견 절실
취임식에 中 시진핑 주석 이례적 초청…'주목받는 취임식' 준비
한국은 계엄 사태로 소통 부족…"범정부·민간 TF 발족 필요"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2기 출범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관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는 아직 트럼프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취임식 초청을 받지 못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미국에 보낼 '특사'를 정해 빠르게 소통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취임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대했다. 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도 초대됐는데, 해외 정상이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대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관계가 좋지 않은 시 주석을 초대한 것은 이번 취임식의 주목도를 높여 '대대적인' 이벤트로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통상적으로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때 미 의회의 취임식 준비위원회와 국무부가 각국 정부를 상대로 외교사절의 참석 의사를 타진하고 국무부 명의의 초청장을 발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측근을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취임식 초청 및 참석 의사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시점에서 한국이 공식 초청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정부는 과거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주미대사를 참석시키거나 별도로 특사를 파견하기도 했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대비와 현재 한국의 복잡한 정치 상황을 고려해 특사 파견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무게감 있게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측 인수위원회가 구성되고 취임식 위원회가 만들어진 다음에야 대사 초청 절차가 이뤄지는데, 아직까지 우리 정부는 (트럼프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초청장을 받지 못한 상태"라면서 "취임식 때 대사들을 초청하는 관례는 최소한 이어질 걸로 예상이 되지만, 나머지 상황은 전혀 예측불허다"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과 전격 만남을 가진 것은 정부가 현시점에서 추진해야 할 소통 방식과 효과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 문제에 관심이 많고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아는 트럼프 당선인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특사 선정에 있어 민간 차원으로도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예 범정부와 민간이 손을 잡고 외교에 초점을 둔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트럼프 측과 접점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아직 한국의 정정(政情)이 완전히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카운터파트가 누군지를 알고 싶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정부의 움직임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민간 기업을 포함해서 트럼프와 관계있는 사람들과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TF 구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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