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성비 끝판왕' 골판지 자폭드론 공개…요인 암살용으로 쓰나

북한판 하롭·히어로도 세부 형상 공개…개발 완료된 듯

(유용원 의원실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저렴한 가격에 레이더 탐지도 제한되는 '골판지 자폭드론'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북한 국방발전-2024 신형무기 공개자료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골판지 자폭드론으로 추정되는 드론을 공개했다고 평가했다.

유 의원실은 "골판지 드론에 사용되는 날개와 동체를 고정하는 고무줄이 식별됐다"라며 "가성비 무기체계 끝판왕이라 불리는 골판지 자폭드론까지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보도했다. 여기에선 최소 6종의 소형 무인기가 식별됐다.

골판지 드론은 국내외에서 제작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장에도 투입됐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내 군비행장을 공격해 미그-29·수호이-30 전투기와 방공체계를 파괴할 때에도 골판지 드론이 쓰였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골판지 드론은 지난 15일 자폭형 무인기들을 보도했을 때 BMW 승용차를 공격한 기종으로 보인다. 15일엔 무인기를 흐릿하게 처리한 채 공개했으나 이번엔 선명한 사진을 보여준 것은 전력화가 완료됐음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골판지 드론은 1대가 차량을 전소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1대당 가격은 수백 만 원에 불과해 작전에 실패하더라도 손실이 크지 않다. 이 드론을 대량으로 띄워 요인 암살용으로 쓰거나 군 주요 장비를 파괴할 경우 우리 군엔 적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21일 열린 무장장비(무기) 전시회 '국방 발전 2024' 개막식에서 앞으로 마주하게 될 안보 위협들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는 능력과 안전 담보를 확고히 가지고 있음을 확신한다"며 국방력을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유 의원실은 "초저가 자폭드론으로 벌떼 드론 공격 위협 가능성이 높다"라며 "레이더 탐지 및 요격도 제한된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무장장비전시회에서 이스라엘의 '하롭'(HAROP) 레이더 파괴 자폭드론, 히어로(HERO) 자폭드론과 유사한 형상의 자폭 드론도 선보였다. 이들 드론은 지난 8월 북한이 이미 성능시험 장면을 공개한 기종으로, 당시에도 북한은 사진에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유 의원실은 "'북한판 하롭'은 비행거리 1000㎞로 예상하고, 장거리 공격형으로 종심 타격용으로 개발되는 것 같다"라며 "대공레이더 무력화를 위한 자폭 드론으로 개발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전했다.

이 무인기에는 지난 8월 공개 당시와 달리 덕트 프로펠러가 장착돼 있었다. 이는 노출 프로펠러와 비교해 효율이 증가하고 소음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북한판 히어로'는 비행거리 100㎞의 단거리 체공 공격형으로, 기계화부대 등을 공격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유 의원실은 예상했다. 특히 북한판 히어로는 체공 상태에서 광학 카메라로 표적을 식별해 전차의 상부 등 표적 취약 지역을 공격할 수 있다.

유 의원실은 "세계 드론 개발 동향과 우크라이나전 드론전 전투사례 분석을 참고해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무인기를 개발 중"이라며 "자주포, 방사포, 탄도미사일에 이어 자폭 드론까지 러시아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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