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육해공 책임지는 K-방산…尹 방문 계기 국산장비 수주 잭팟

남미 방산 수출액 70%가 페루…FA-50도 향후 계약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국제컨벤션센터에서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4.11.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한국의 중남미 지역 최대 방산 수출국인 페루가 육·해·공군 전 분야에 걸쳐 K-방산 제품을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우리 정부는 페루와의 방산 협력을 바탕으로 중남미 국가 대상 K-방산 협력 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17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현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해군 함정의 공동개발 등 국방 및 방산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페루를 공식 방문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페루 방문을 계기로 HD현대중공업은 페루 국영조선소(SIMA)와 해군 잠수함 공동개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페루는 이달 한국에서 열린 '2024 국제 잠수함 기술 컨퍼런스'에 잠수함 전문가를 보냈고, 이 전문가는 우리 업체의 잠수함 생산현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페루 국영항공청(SEMAN)과 공군 KF-21 부품 공동생산 MOU를 체결했고, 현대로템은 페루 육군조병창(FAME)과 육군 지상장비 협력 총괄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육해공 전방위 방산 협력 강화를 약속한 것이다.

한국과 페루는 2010년 6월 방산 군수 협력 MOU를 체결한 뒤 우호적인 방산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10년간 한국의 페루 방산 수출액은 5억5000만 달러(7600억 원)로, 남미 방산 수출액의 72.5%를 차지한다.

페루는 지난 2012년부터 한국제 KT-1 고등훈련기와 KA-1 무장공격기 20대를 도입한 중남미 국가 유일의 한국제 군용기 운용국이기도 하다. 한국제 군용기 20대 중 16대는 동체와 날개 등 반제품을 가져가 페루에서 최종 조립했다.

한국과 페루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연안 경비정과 다목적함 공동생산도 진행했다. 총 사업비는 2억 달러(2790억 원) 규모다. 한국 해군은 퇴역 초계함 2척을 2016년과 2022년에 각각 페루 해군에 공여했다.

올해 4월엔 HD현대중공업이 페루 해군의 3400톤급 호위함 1척, 2200톤급 원해경비함 1척, 1500톤급 상륙함 2척 등 함정 4척을 2029년까지 현지 건조 공동생산하기로 합의했다. 계약금액은 4억7000만 달러(약 6500억 원)으로, 이는 중남미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의 함정 수주 기록이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의 전략적 동반자 기업으로 선정돼, 향후 15년간 10여척의 페루 함정 건조 우선협상 대상자가 됐다.

또 현대로템과 에스티엑스(STX)는 페루 육군의 전략적 협력 기업으로 선정돼 앞으로 6년간 페루 육군 지상장비 획득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가 됐다. 페루는 한국산 K-808 '백호' 차륜형 장갑차 3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K-808의 첫 해외 수출이자 국산 전투장갑차량의 중남미 지역 최초 진출 사례다.

이밖에도 페루는 FA-50 경공격기 20~24대를 7억8000만 달러(약 1조 원)에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AI는 지난 7월 페루 국영항공청과 FA-50 부품 공동생산 MOU를 체결한 바 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