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흐른다' 독립유공자 이의경 지사 유해, 105년 만에 고국으로

16일 인천공항서 유해 봉환식 거행, 17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

이의경 지사.(국가보훈부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압록강은 흐른다'의 저자이자 '이미륵'이란 필명으로 알려진 독립유공자 이의경 지사(1990년 애족장)의 유해가 1919년 압록강을 건너 조국을 떠난 지 105년 만에 고국으로 봉환된다.

12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독일에 안장된 이 지사의 유해는 오는 16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입국장에서 유해 봉환식을 거행한 후 순국선열의 날인 1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면에 들어간다.

1899년 황해도 해주 출생의 이 지사는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만세운동에 참여했고, 같은 해 5월 독립외교 활동을 위해 대한민국청년외교단이 결성되자 편집부장으로 활동했다. 8월 29일 '경술국치 경고문' 등의 선전물 인쇄로 인한 일제의 수배를 피해 중국 상하이로 망명해 임시정부의 일을 도왔다.

이후 1920년 프랑스를 거쳐 독일로 간 이 지사는 1927년 독일 뮌헨대학 재학 중 벨기에에서 개최된 '세계피압박민족결의대회'에 한국대표단으로 참가, '한국의 문제'라는 소책자의 초안을 작성하고 결의문을 독일어 등으로 번역해 조국의 독립 의지를 알렸다.

1928년 이 지사가 유년 시절부터 독일 유학에 이르기까지의 체험을 회상 형식으로 서술하는 등 조선 후기부터 식민지 시대에 이르는 역사적 변혁기를 배경으로 집필한 '압록강은 흐른다'는 문체의 탁월함이 인정돼 최우수 독문 소설로 선정된 바 있으며, 독일 교과서에 실려 지속적으로 애독되고 있다.

이 지사는 1950년 3월 20일 위암으로 생을 달리했고, 독일 바이에른주 그래펠핑 신묘지에 안장됐다.

보훈부는 이 지사 유해봉환을 위해 12일 독일 현지로 정부대표단(단장 오진영 보훈정책실장)을 파견, 이 지사의 묘소 파묘와 유해 봉환에 절차에 들어간다.

독일에서는 14일 이 지사의 유해가 안장된 묘지 내 장례식관에서 그래펠핑시장,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이 개최되며, 15일엔 그래펠핑시 후버거리 소재 이 지사 동판 앞에서 이미륵기념사업회 회원과 교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해 전송식이 열린다.

유해는 15일 오후 뮌헨공항을 출발해 16일 오전 11시 1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보훈부는 16일 오후 1시부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F입국장)에서 '평생 일편심(平生 一片心) 우리나라 만세'를 주제로 강정애 보훈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에 이 지사의 유해 봉환식을 거행한다. 이 지사의 유해는 17일 낮 12시 대전현충원 제7묘역에서 대전현충원장 주관 안장식 후 영면에 들어가게 된다.

강 장관은 "이의경 지사님을 비롯한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알려 나가는 것은 물론,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분들의 유해를 마지막 한 분까지 고국으로 모셔 국가를 위한 헌신을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을 구현하는데 성심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의 유해봉환은 1946년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 등 의열사를 시작으로, 이번 이 지사까지 포함해 총 149위에 이르게 된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