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인증으로 '제2의 대리 입영' 막는다…내년 하반기 도입(종합)

"군인 월급 반반 나누자" 병무청 설립 이래 첫 '대리 입영' 적발 후속 조치
내년 7월부터 병무청이 입영판정검사 전담…경인청 제2병역판정검사장 건설

<자료사진> 2023.2.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병무청이 대리 입영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안면생체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신분증에 담긴 사진과 실제 얼굴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본인 여부를 판별하는 것으로, 현재 일부 지방병무청에서 시범 운영하며 정확도와 오류 등을 확인을 하고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충분한 검토 등을 거쳐서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도입이 확정되면 모든 지방병무청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철 병무청장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지금 당장엔 현재 시스템의 문제점들을 확인해서 좀 더 치밀하게 (본인 여부를) 체킹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또 "재발 방지를 위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시스템적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조만간에 시험 적용해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조 모 씨(27)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난 20대 초반 입영 예정자 A 씨와 군인 월급을 나누기로 하고 대리 입영한 사실이 적발, 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1970년 병무청 설립 이래 '대리 입대'가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씨는 지난 7월 A 씨의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병무청 공무원들을 속이고, A 씨 행세를 하며 입영 판정 검사를 받은 뒤 같은 달 16일 강원도의 한 신병교육대에 입대했다. 입소 과정에서 입영 대상자의 신분증을 통한 신원 확인 절차가 이뤄졌으나, 당시 군 당국은 입영자가 바뀐 사실을 알아차리진 못했다.

조 씨는 입대 후 A 씨 명의로 8~9월 병사 급여 총 164만 원을 받았다. 그러다 이후 A 씨가 병무청에 "두렵다"라며 자수하면서 범행이 발각됐다. 그는 A 씨 대신 입대해 의식주를 해결하고 군에서 지급받은 급여를 A 씨와 나눠 사용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조 씨는 2021년 육군 현역병으로 입대한 뒤 공상 판정을 받고 전역한 예비역 신분이었다.

이런 가운데 병무청은 현재 군부대와 함께 하고 있는 입영판정검사를 내년 7월부턴 전담해 실시함에 따라 검사 대상 인원이 올해보다 연간 54.9%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병무청이 전담하는 것은 입영 후 귀가에 따른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이다.

이와 관련 병무청은 늘어나는 검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54억여 원을 들여 경인지방병무청에 제2병역판정검사장을 건설 중이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