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지지부진, 韓은 '아베 모델' 속도…윤-트럼프 첫 회동 가시권

트럼프-아베, 5차례 골프 회동…끈끈한 '케미' 유지에 결정적 기여
윤, 11월 남미 방문 계기에 트럼프 접촉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첫 회동을 앞두고 골프 연습을 8년 만에 재개했다. 이는 정부가 주지한 대로 '아베 모델'이 정부의 대(對) 트럼프 2기 접근법임을 드러내는 대목이라는 분석이 11일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 대선에서 승리를 확정하자 전 세계 정상들은 앞다퉈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를 실시했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 확정 반나절여 만에 약 12분간 통화를 갖고 조속한 시일 내에 회동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협력 분야를 언급하는 등 첫걸음을 잘 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한국보다 90분 늦은 시간에 불과 5분 남짓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변수로 가득한 미국의 새 행정부를 대하는 한일의 대비되는 모습은 지난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와 180도 다른 양상이다.

트럼프의 첫 등장 당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20분간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외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을 성사시켰다.

2016년 11월 1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만난 두 정상은 당초 예정된 1시간을 넘겨 90여분간 회동했고, 아베 전 총리는 7000달러(약 977만 원) 상당의 금장 혼마 골프채를 선물하는 등 트럼프 1기 때 이어진 원활한 한일관계를 예고하는 '훈훈한' 모습을 과시했다. 실제 두 정상은 집권 기간 5차례 골프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 중 찍은 셀카.(아베 신조 일본 총리 페이스북) 2019.5.26/뉴스1

윤 대통령이 발 빠르게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한 데 이어 8년 만에 다시 골프 연습에 나선 것은 이러한 '아베 모델'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을 때부터 이러한 접근법을 '초기 접근법'으로 상정해 관련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간 첫 회동이 이달 중 성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오는 15~16일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8~19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데, 남미 방문 계기에 곧바로 워싱턴이나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마러라고로 이동해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는 현재 조현동 주미국대사를 마러라고로 파견해 트럼프 측과 접촉 중이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여야 대표단 역시 각각 이번 주에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측과 소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