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파병' 인정…정부, 이번주 나토·EU·美와 대응책 모색
정부대표단, 28일 나토·EU 측에 정보 공유하고 지원방안 요구 청취
김용현, 30일 美국방장관과 공조 방안 논의…안보리 소집 가능성도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북·러가 사실상 인정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이번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미국 측과 잇달아 만나 대응책을 본격적으로 모색한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대표단'은 오는 28일 나토 본부에서 32개 회원국 대사들이 참석한 북대서양이사회(NAC)를 대상으로, 이어 EU 정치안보위원회(PSC)에서 각각 북한군 파병 동향 관련 브리핑을 한다. 또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 등 나토 및 EU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나토 및 EU 측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어떤 지원을 할 수 있을지와 관련한 나토 측의 요구를 청취하는 등 전장 상황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비살상무기만 지원해 온 정부는 앞으로 북한군의 개입에 따른 전황에 따라 방어용무기, 살상무기 등 순으로 지원 수위를 높여간단 방침을 세웠다.
일각에선 나토 측이 우리 정부에 무기 지원뿐만 아니라 인력 파견 또는 파병을 요청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아울러 우리 정부와 군이 우크라이나에 가서 포로가 된 북한군 신문 및 귀순 시 통역을 지원하거나 북한군 폭격 유도 및 대북 심리전 등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3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갖는다. 양 장관은 이번 SCM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계획으로, 한미의 공동 대응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25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함께 한미일 3국 국가안보실장 회의를 갖고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3국이) 긴밀한 공조 하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가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우크라이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만큼, 점차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국제사회 차원의 규탄 목소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보도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북한과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아울러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25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 "만약 지금 국제보도계가 떠들고 있는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하며 사실상 파병을 인정했다.
북한군은 곧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장성 3명 등 장교 500명을 포함해 약 1만 2000명의 북한 군인들이 이미 러시아에 가있으며, 일부 병력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러시아 현지에서 무인기 조종을 비롯해 각종 군사장비의 사용법에 관해 교육도 받고 있다고 한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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