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의무자 마음건강, 병무청이 챙긴다…상담서비스 속도 높여
지방자치단체 거치지 않고 병무청이 바로 서비스 의뢰
병무정책, 병역의무 부과 중심에서 정신건강 지원까지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병무청이 청년들에게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는 역할을 넘어 청년의 마음건강을 챙기는 서비스까지 강화하고 있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병무청은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의 업무협약에 따라 다음달 8일부터 병역의무자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 의뢰 절차를 개선한다.
그동안 이 절차는 병무청이 대상자를 발굴하고 신청서를 지방자치단체로 보내면 지자체가 다시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상담 서비스를 의뢰하는 방식이었다. 이 때문에 상담 서비스 의뢰에 2주가 넘게 걸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병무청은 "서비스 개선으로 지자체를 거치는 절차를 없애고 전국 327개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전산을 통해 직접 의뢰함으로써 신속한 상담 의뢰를 가능하게 했다"라며 "또한 전산 연계를 통한 상담 결과 공유로 정신건강 지원 강화를 위한 한 단계 도약을 이뤘다"라고 설명했다.
정신건강 문제는 신속히 개입하지 않으면 자살이나 우울증,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병무청은 이번 개선으로 병역의무자에게 신속한 상담 치료가 가능해져 안정적 병역이행은 물론이고, 청년들의 건강한 사회생활 지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병무청은 지난 2018년부터 청년 정신건강 적극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방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와 협업해 병역의무자도 정신건강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병무청은 현역복무 부적합 사유로 전역한 사람 중 심리·경제적 취약자에 대해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지자체와 연계해 상담치료, 생계비, 취업 등 17개 항목의 서비스 의뢰를 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사람에게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전국 약 5만 명의 사회복무요원은 장애인·노인·아동복지시설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주로 복무하고 있다.
병무청은 "20대 청년들인 사회복무요원들은 대부분 학업을 하다가 군 복무를 수행함에 따라 장애인 등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라며 "안정적으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업무숙달 못지않게 이들에 대한 심리·정서적 지원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병무청은 사회복무요원이 소집되면 교육기관인 사회복무연수센터에서 자살예방 및 갈등상황 극복 교육, 마음진단 검사 등으로 개인별 복무 적응을 돕고 있다. 연수센터는 충북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업해 '마음안심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마음안심버스를 체험한 한 사회복무요원은 "내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지 모르면서 생활했는데 전문가 상담으로 마음상태와 관리방법을 알게 돼 앞으로 사회복무요원 복무와 사회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병무청은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협업해 전문상담이 필요한 사회복무요원에게 1대 1 맞춤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공무원인재개발원 교육과정 혁신사례로 소개돼 다른 부처에 전파되기도 했다.
사회복무요원 임무 수행 중 상담을 받고 정서적인 안정을 찾았다는 한 청년은 "정신건강 상담을 받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저와 같이 복무하면서 힘들어하는 분들이 도움을 받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병무청은 올해 범정부적으로 추진 중인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과 연계해 병역의무자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상담 서비스 대상을 모든 병역의무자로 확대하고,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 대해 본인 동의 없이 서비스 의뢰를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등 '일상적 마음 돌봄 체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김종철 병무청장은 "앞으로도 병무청은 국가 정신건강 관리체계와 연계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상담 서비스 제공을 통해 심리가 취약한 병역의무자들이 건강한 청년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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