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갔다고 과제, 불합리 신고체계는 없어…6개大 예비군 실태(종합)
국방부·교육부·병무청, 학생예비군 학습권 보장 합동실태조사
"국방부가 별도 신고시스템 운영, 훈련 중 학습권 보장 안내를"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학생예비군에 대한 불이익 처우 사례가 반복되는 가운데 일부 대학교는 훈련에 참여한 학생에게 과제를 부여하거나 불합리 조치에 대한 별도 신고체계를 운영하지 않는 등 학생예비군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 금지·예방을 위한 활동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뉴스1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의뢰해 국방부·교육부·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세 기관은 지난 4월 가천대·동양미래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한국외대 등 6개 대학에 대한 합동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예비군법과 고등교육법 시행령엔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는 학생에게 결석 처리 등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예비군 훈련을 이유로 수업을 듣지 않았다고 결석 처리되거나 퀴즈 또는 독후감 제출 등으로 수업을 대체하는 불이익 사례가 최근까지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 기관은 각 학칙에 불리한 처우 금지 관련 내용이 반영돼 있는지 여부를 살펴본 결과 6개 학교는 학업 보장이 가능하도록 학칙을 개정해 둔 상태이지만, 일부 학교는 학업 성적 처리규정에 훈련으로 인한 수업결손 보완 대책으로서 과제 부여를 반영하고 있었다.
지난 2022년 서울대에서 출석 인정을 조건으로 독후감 제출을 요구한 사례가 논란이 됐는데, 이 같은 과제는 학생에게 예비군 훈련 참여에 관한 부담을 주는 행위로 인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 기관 또한 과제 부여가 적절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각 대학교 교무처가 전자출결시스템을 활용해 예비군 훈련에 참여한 학생의 출석을 처리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편성한 예비군 훈련 기간에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다른 일자에 개별적으로 훈련에 참여한 학생의 경우 결석 처리가 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세 기관은 당부했다.
세 기관은 교수뿐만 아니라 교직원, 강사, 외국인 교수, 조교 등 학생들의 출석·성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원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교육이 필요하며, 특히 신입 교직원과 시간제 강사 등 상대적으로 인식이 부족한 인원에 대해 반드시 학업 보장 관련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학교는 붙임문서에 수업권 보장에 관한 내용을 담아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놓는데, 이는 파일을 열람하지 않으면 확인이 제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세 기관은 학업 보장 관련 포스터를 게시판, 공공장소, 출입문 등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장소에 부착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질의/응답 게시판'이 불리한 처우를 신고하는 수단으로써 적합한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세 기관은 짚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제일 먼저 각 학교 예비군연대에 불리한 처우 관련 신고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봤다.
이런 가운데 학생예비군의 학업 보장이 가능하도록 고등교육법 시행령과 연계해 학칙 개정을 해야 하지만, 지난 3월 12일 기준 180개 대학교 중 개정이 완료된 곳은 101개, 개정 중인 곳은 51개, 개정 예정인 곳은 6개 대학으로 집계됐다. 관련 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곳도 22개 대학에 달했다.
강대식 의원은 "각 대학·예비군연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국방부 차원에서 학생 예비군의 학습권 보장 및 불합리한 처우 등에 대한 개선을 위해 별도의 신고시스템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라며 "예비군 훈련 중 학습권 보장에 대한 내용을 안내해 성적·출결 등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문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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