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으로 선 넘은 북러 군사 밀착…中은 '북중러 거리두기' 이어갈 듯
전문가 "中 이익 위협 단계 아냐…원론적 입장만 견지할 것"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현실화하며 북러 군사협력 수위가 한층 높아진 가운데 중국은 그간의 '북중러 연대 거리두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특수부대 1500여 명을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로 수송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규모가 1만~1만 5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중국 측의 공식 입장 발표는 아직까지 없는 상태이다. 다만 중국은 앞서 북한의 '무인기 침투' 주장과 '한국은 적대국'이라는 내용의 개헌,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 등의 사안을 두고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도 중국이 '한반도 긴장 고조는 모든 당사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관련 국가들의 자제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중국은 북중러 연대에 거리를 두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불법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그를 돕는 북한의 편에 선다면 각종 제재를 받으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장기화되자 러시아는 지난해 북중러 연합군사훈련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3각 연대를 위한 '손짓'을 해왔다. 하지만 중국은 철저히 북중, 북러 양자 차원에서만 협력을 모색하며 북중러 연대엔 사실상 반응을 하지 않아 왔다.
그러자 러시아는 북한과의 협력에 훨씬 더 공을 들인 모양새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정상으로선 24년 만에 평양을 방문했고, 이를 통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었다.
이 조약엔 '쌍방 중 한쪽이 무력침공을 받은 경우 지체 없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이 조약은 이번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도 적용됐을 가능성이 크며, 향후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가 한미의 대북억제력 강화 행위를 '군사 개입'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중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정황도 중국이 북중러 연대에 거리두기를 할 것이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중국에 파견됐던 노동자의 북한 귀환 문제가 불거지는 등 북중 사이엔 이상기류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북러동맹 복원으로 인해 '북중혈맹'을 기반으로 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사실상 축소됐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만약 북러 밀착이 중국의 국익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다면 중국이 관여하겠지만, 현재는 중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단계는 아니다. 원론적 입장만 견지할 것"이라며 "중국 입장에선 북러 밀착은 말 그대로 북한만이 아닌 러시아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므로 '감 놔라 배 놔라.' 할 사안이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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