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기업 '병풍' 세운 제대군인 취업박람회…3억 들여 3명 채용

'군 눈칫밥' 77개 기업, 보훈부 작년 채용행사에 무관심
박상혁 "구색맞추기·보여주기식 사업 실효성·행태 점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박승희 기자 = 국가보훈부의 지난해 제대군인 취·창업 박람회에서 현장 채용된 숫자가 3명에 불과했다. 보훈부는 군·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방산기업을 대거 불러모았지만, 참여한 기업들은 채용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억 원 가까운 예산을 사용하고도 제대군인에 대한 실효적 지원이 미흡한 성과를 내면서 보훈부가 생색내기 사업에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보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0개의 기업이 참여한 제대군인 취·창업 박람회에는 673명의 제대군인이 참여해 상담을 받았다. 보훈부는 이 행사에 2억 8200만 원의 예산을 사용했는데 채용까지 이어진 사례는 3명에 불과했다. 추가 면접 대상은 72명으로 전해졌다.

국가보훈부의 지원 사업이 실제 채용으로 연결되지 않은 요인으로는 우선 기업의 진정성 없는 참여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 눈치를 봐야하는 을의 입장이어서 박람회에 참여는 했지만, 실제 채용 의지는 없었던 요식적 행사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참여한 100개 기업 중 77개 기업은 채용은 물론 추가 면접도 진행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우리은행은 24명의 제대군인과 상담을 하고도 추가 면접 기회는 부여하지 않았다. 이어 △현대로템 23명 △LG화학 20명 △삼성웰스토리 20명 △LIG넥스원 20명 △케이티앤지(KT&G) 15명 등 대다수 기업들이 제대군인 취업 문의에 추가 면접 또는 채용으로 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혁 의원은 "박람회에 채용 의사가 없는 대기업들을 구색맞추기용으로 참여시키는 등 제대군인 지원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의 보여주기식 사업 추진 행태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보훈부에 대한 정무위 국정감사는 오는 22일 열린다.

한편 제대군인지원센터를 통해 취업한 제대군인의 근속연수는 2019년 기준 군 관련이 5년 1개월로 가장 높았다. 다만 군 관련 취업한 제대군인은 약 10%대에 그쳤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