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매장' 실미도 공작원 4명 유해발굴 시작…국방부장관 첫 사과

벽제묘지서 개토제…"고인 명예 회복·유가족 아픔 위로 위해 노력"

2017년 8월 23일 경기도 고양시 벽제 군봉안소에서 진행된 故 실미도 부대원 합동 봉안식. 2017.8.2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사형을 당한 뒤 암매장됐던 실미도 부대 공작원 4명에 대한 유해발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방부 장관은 실미도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국방부는 1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벽제묘지에서 실미도 부대 공작원 4명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한 개토제를 개최했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실미도 사건은 1968년 북한 침투를 목표로 창설된 실미도 부대 공작원들이 1971년 실미도를 탈출해 서울 진입을 시도하다 20명이 현장에서 사살되고 생존한 4명이 사형된 사건이다.

이번 개토제는 사형 집행된 뒤 암매장된 4명의 넋을 위로하고 유해를 발굴할 수 있길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암매장 장소로 추정한 벽제묘지(5-2지역)에서 유가족을 비롯한 국방부, 진화위, 행정안전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묵념 △국방부장관 사과문 대독 △제례 △추모시 낭독 및 추도사 △시삽 순으로 진행됐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군인권개선추진단장이 대독한 사과문을 통해 "실미도 사건으로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서 겪으신 그간의 고통과 슬픔에 대해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고인들의 명예 회복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 진화위는 불법 모집, 사형이 집행된 공작원의 유해 암매장, 대법원 상고 포기 회유 등 실미도 사건의 인권침해 사실에 대해 국가 사과, 유해발굴 등을 권고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실미도 사건의 사과 방식 등에 대해 유가족과 지속 협의해 왔으며, 유가족의 동의에 따라 유해발굴 개토제에서 국방부 장관이 사과한 것이다.

김광동 진화위 위원장은 대외협력담당관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오랜 세월 가족의 시신을 인도받지 못한 채 기다려 온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오늘 개토제를 시작으로 유해가 발굴돼 안치됨으로써 실미도 사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유가족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해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고인들의 명예 회복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