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해선·경의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軍 대응사격(종합2보)
중장비 투입해 작업도…'요새화' 공언 엿새 만에 폭파
北, 올해 내내 남북 단절 조치 진행 중
- 허고운 기자,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박응진 기자 = 북한이 15일 동해선과 경의선의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대응 차원에서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은 15일 정오쯤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연결도로 차단 목적(추정)의 폭파 행위를 자행했다"라며 "현재는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폭파 행위로 인해 인접한 우리 군의 피해는 없다고 군은 밝혔다.
합참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북한 군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도로에서 인위적인 폭발이 있었다. 폭발 위치에는 가림막이 쳐져 있었고, 우리 측을 향해 큰 파편이 날아오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폭파 이후에는 현장에 북한의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등장했다. 이들 중장비는 폭파 이후 생긴 잔해를 옮기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상당량의 폭약을 터뜨릴 경우 음파나 진동, 비산물에 의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며 우리 측 피해가 발생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합참은 "군은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한미 공조 하 감시 및 경계태세를 강화한 가운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아울러 "제반 정세하에서 우리 군대가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인 대한민국과 접한 남쪽 국경을 영구적으로 차단·봉쇄하는 것은 전쟁억제와 공화국의 안전 수호를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후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 연결도로에 설치한 가림막 뒤에서 폭파를 준비하는 정황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적 두 국가'로 정의하고, 올해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에 통일이나 민족에 대한 표현을 삭제하며 남북관계를 단절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남북 연결 육로는 경의선, 동해선, 화살머리 고지, 공동경비구역(JSA) 판문점 등 4곳이 있다.
이 가운데 경의선은 과거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남북을 오갈 때 활용한 도로다. 동해선을 통해선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차량이 오갔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불모지 작업과 지뢰 매설, 침목·레일 및 가로등 철거, 열차 보관소 해체 등을 통해 차단 작업을 진행했으며 올해 8월 즈음엔 일대가 '허허벌판'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이미 차단 작업이 끝난 연결도로에 대한 북한의 폭파는 남북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보여주기식 폭파', '폭파쇼'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남한 무인기가 이달 3일과 9일, 10일 평양시 중구 상공에 침범해 대북전단(삐라)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전날 국경선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군은 대북 감시경계태세와 화력대기태세를 강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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