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드론 남침 재현되나…엄포 놓은 北, 다음 행보는
北, 비례적 조치 언급…"맞대응 조치는 필연적" 최후통첩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한국 무인기의 평양 침투' 주장을 펼치고 있는 북한이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2년 전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건'이 재현될 가능성이 14일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비례적 대응 조치'를 제기함에 따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무인기 침투로 분개한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응징이 어떤것 인가'를 말이 아니라 실지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역시 12일 담화를 내고 "한국의 무인기가 또 다시 북한 영공을 침범할 경우 맞대응 조치는 필연적일 것"이라면서 "한국은 '영공 침범' 대가에 대해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북한 외무성도 역시 성명을 내고 남측의 '중대적 정치군사적 도발'에 대해 "모든 공격력 사용을 준비상태에 두고 있다",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할 엄중한 군사적 공격 행위" 등의 '최후통첩' 성격의 입장을 담았다.
특히 북한은 '서울'과 '대한민국'을 직접 특정하며 만일 대응 보복이 이뤄진다면 일차적으로 서울이 그 표적이 될 것이라는 위협하기도 했다.
북한은 평양 상공이 무인기에 의해 침범당한 것을 '최고존엄'인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안위를 위협하는 중대사건으로 간주하고 대응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되 비례적 원칙에 따라 무인기로 서울 영공 침범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무인기 침범이 재차 발생할 경우 북한은 대응보복으로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유사 형식과 내용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신승기 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북한이 쓰레기 풍선을 살포하는 것도 결국은 탈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 전단에 대한 대응 차원이란 명분을 최초에 가졌는데, 이번 무인기 사건에 대해서는 다소 식상해진 쓰레기 풍선 살포가 아닌 도발의 유형을 바꿔 새로운 불안감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신 실장은 특히 북한이 '가장 강력한 대응'을 언급한 것에 대해 비례성 원칙에 따라 대남 전단을 살포 또는 화학물질을 방불케하는 가루를 실어 한국에 살포하는 심각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방안도 상정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북한이 상응 조치 차원에서 단숨에 긴장 수위를 높이려면 드론을 날리는 방안이 있을테고, 일종의 빌드업을 하겠다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포사격에 나서는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만일 북한이 드론으로 남침할 경우 2년만에 드론 침범 사건이 재현되는 것이다. 지난 2022년 12월 북한은 한국 영공을 침범했으나 우리 국군이 격추와 추적에 실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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