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日이시바, 라오스서 첫 대면…관전 포인트는?

국교정상화 60주년 앞두고 관계 개선 동력 유지에 초점 맞출 듯
北 문제 협력 필요성 재확인 할 듯…과거사 사안 언급은 '난망'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가 열리는 라오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처음으로 만난다.

동남아시아 3개국(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 일정을 소화 중인 윤 대통령은 9일 오후 마지막 방문국인 라오스로 향한다.

윤 대통령은 라오스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등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해 왔다. 이번이 세 번째 참석으로, 정상회의 일정이 예정된 10일과 11일 양일간 각국 정상들과 양자회담도 가질 전망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와 상견례를 겸한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달 2일 전화 통화로 한 차례 소통한 상황이다. 당시 통화에서 양측은 '조속히 만나자'라는 데 공감한 바 있다.

한일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관계 개선 동력을 이어나가자는 데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한일관계 개선 국민 체감형 조치'와 같은 기념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 간 '셔틀외교'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한 필요시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상호 방문을 추진하자는 데 대해서도 뜻을 함께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소신표명연설을 하고 있다. 2024.10.04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한일 사안에 대해 '온건파'로 평가받는 이시바 총리지만, 과거사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의견 교환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1일 취임 연설에서 "미국과 양국 관계는 중요하고 한국과도 그러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나라가 다르면 국익도 다르다"라며 '국익 우선' 기조를 시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전문가는 "첫 만남인만큼 양국관계 개선에 대한 기본적인 의견 교환에만 그칠 것"이라며 "그럼에도 한일관계 개선의 마지막 퍼즐은 결국 일본이 '물컵의 절반'을 채우는 데 있다. 호응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일 정상은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의 밀착 면을 넓히고 있는 북한이 이른바 '두 국가론'에 기초해 대남 도발·단절 조치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 등 한반도 정세 분석에 대한 평가 교환도 있을 수 있다.

일각에선 이시바 총리가 과거부터 주창했던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안이 언급될지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그가 "하루아침에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발 물러선만큼, 이 사안이 다뤄질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일정 및 의제의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3국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에 정상회의를 열고 '협력 제도화'를 위한 한미일 사무국 설립 등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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