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임 외교부 북한인권대사에 30대 탈북민 이서현

'김씨 일가 금고지기' 간부 자녀…2014년 탈북, 2016년 미국 정착

탈북민 이서현 씨가 지난 2022년 TED 행사에서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갈무리)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의 후임자로 탈북민 출신의 이서현 씨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외교부는 이 씨를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직에 임명하는 단수 검증 절차에 돌입했다.

한 소식통은 30대인 이 씨의 인사 배경에 대해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인물로, '국제 협력'이 주요 업무인 북한인권대사직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소식통은 "외교부는 현재 북한인권대사직에 대한 임명 인사 절차를 밟고 있고 조만간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씨가 미국 국적자인 것에 대해 한 소식통은 "대외직명대사는 민간인을 임명하는 자리인 만큼, 국적은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 씨의 임명은 오는 11월 예정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을 상대로 열릴 보편적 정례 인권검토(UPR)를 앞두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지난 7월 이신화 전 대사가 퇴임한 이후 학자 등으로 구성된 3~4명을 후보군으로 검토해 왔지만, 적합성 등 이유로 재검토 후 이 씨를 후임자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에서 태어난 이 씨는 '김정은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리정호씨의 자녀로,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를 다니다가 대흥무역총회사 지사장에 임명된 부친을 따라 중국으로 거취를 옮긴 뒤 대련 소재 동북재경대학에서 학위를 수여했다.

이 씨 가족은 2014년 한국으로 탈북한 뒤 2016년 미국으로 망명했고, 이 씨는 올해 컬럼비아대학교 국제공공정책대학원(SIPA)을 졸업한 뒤 현재 매케인 연구소에서 글로벌 자문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동시에 유튜브를 비롯해 미국에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전 세계에 알리는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2016년 9월 시행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정부는 북한인권 증진에 관한 국제적 협력을 위해 외교부에 북한인권대사를 둘 수 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