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우고 미친 척, 멀쩡한 손목 수술…'자해' 서슴찮는 병역 꼼수들

'병역면탈' 5년간 389건 병무청 수사…학력 속이고 청력장애 위장도
황희 의원 "공정한 병역이행 문화 뿌리내리도록 엄정한 처벌"

지난 2월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입영대상자들이 채혈을 마친 후 지혈하고 있다. 2024.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최근 5년간 병무청이 수사한 병역면탈 범죄를 보면 뇌전증 위장, 정신질환 위장, 고의 체중조절 등 다양한 유형의 회피 방법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24년 8월 사이 모두 389건의 병역면탈 범죄에 대해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의 수사가 이뤄졌다.

연도별로는 △2020년 69건 △2021년 60건 △2022년 48건 △2023년 169건 △2024년 43건이다. 2023년에 특히 수사 건수가 많은 건 대규모 뇌전증 위장(136건) 사건 때문이다. 당시 병무청 특사경과 검찰청 합동수사팀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뇌전증 위장을 제외하고 병역면탈 범죄를 유형별로 보면 △정신질환 위장 113건 △고의 체중조절 76건 △고의 문신 24건 △학력 속임 5건이다. 기타(35건)엔 청력장애 위장, 고의 손목 수술, 다한증 위장 등이 포함됐다.

최근 5년간 특사경 수사를 통해 56명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이뤄졌고, 294명(84.0%)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현재 재판 중인 31명을 제외하고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7명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집행(선고)유예를 선고받았다. 나머지 39명에 대해선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같은 기간 병역면탈 조장정보 적발 건수는 △2020년 2576건 △2021년 3021건 △2022년 1919건 △2023년 2858건 △2024년 7월까지 1113건 등 최근 5년간 총 1만 1487건이었다.

병역면탈 조장정보란 병역의무 기피·감면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춘 경우, 신체손상 또는 속임수를 쓰거나 대리 신체검사 등에 관한 구체적인 실행방법이 포함된 정보, 정보를 전달하거나 전달받기 위한 연락수단 및 연락방법이 포함된 정보를 말한다.

현행법은 병역의무 기피·감면 등에 해당하는 정보를 게시·유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황 의원은 "다양해지는 SNS 채널 종류와 사이버상 익명성을 바탕으로 온라인 병역면탈 조장정보 유통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병역 면탈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통해 공정한 병역이행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부터 온라인 등 정보통신망에 병역면탈 수법을 담은 글을 올리거나 옮기는 행위가 금지됐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또한 7월부턴 병무청 특사경이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유통자에 대한 수사권을 확보하게 됐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3.5.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