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셔틀외교' 지속…내주 만나면 '北대응 한미일 공조' 논의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 한일정상회담 개최될 듯…日이시바 취임 후 처음

1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새로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0.0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가 다음 주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열릴 경우 이시바 총리는 지난 1일 취힘 후 처음으로 윤 대통령과 대면하며 '셔틀외교'(두 나라 정상이 수시로 소통하는 외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이시바 총리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이 확정되지 않은만큼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지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하면서도 "이시바 총리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전제로 양자회담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을 전제로 "한일 정상이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양국 정상이 셔틀외교를 이어나가자는 취지"라며 "양국이 해오던 문제를 어떻게 더 발전적으로 잘 이어가고, 앞으로 한일관계를 어떻게 더 발전 시킬지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일 정상의 논의 테이블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을 비롯해 북한 인권 문제,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 관련 한일관계 개선 계획 등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양 정상은 11월 미국 대선 이후로 추진 중인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3국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한편,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시바 총리가 취임하기 전인 지난달 27일 기고문에서 언급한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과 미국 핵무기의 '핵 공유' 구상에 대해선 이번에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고 이 당국자는 일축했다.

대통령실 당국자는 이시바 총리의 구상이 일본 안에서조차 '초보적 논의 단계'라면서 "총리가 실제로 되고 나서 대외 관계를 입안하고 추진하는 것과 그 이전에 여러 구상을 개인적으로 밝힌 건 별개로 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자민당 내 '안보통'으로 꼽히는 이시바 총리는 중국 등을 억제하기 위해 아시아판 나토를 창설하고 이 프레임워크 범위 내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 또는 핵 반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해온 인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비둘기파' 이시바, 기시다 노선 계승…한일관계 '지속 개선'

이시바 총리는 지난 2일에는 윤 대통령과 처음으로 통화했다. 당시 양 정상은 15분간 통화하면서 양국간 협력 강화와 대북 대응에 뜻을 모았다.

한일 역사인식에 있어 '비둘기파'로 평가받는 이시바 총리는 직전 기시다 정권 때 양국 정상이 다져놓은 한일관계 개선 모멘텀을 유지할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직후 첫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정권이 구축한 한일, 미일 정상외교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과 양국 관계는 중요하고 한국과도 그러하다"라며 기시다 총리의 대외 정책 노선을 계승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다만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시바 총리와 같이 '비둘기파'로 평가받았던 기시다 총리 역시 지난달 윤 대통령과의 '고별회담'에서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개인적 차원의 "가슴 아프다"라는 발언만 반복했을 뿐, 끝내 전향적 행보를 보이진 못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시바 총리는 한국과의 역사문제를 직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여왔던 인물이지만, 이시바 총리의 자민당 내 약한 지지 기반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높은 기대감을 갖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논리성과 합리성에 기반한 역사문제 해결과 한일관계의 진전을 기하고, 국익의 관점에서 한일협력의 노력을 쌓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