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필리핀 ODA 30년간 4억 달러 지원…24개 프로젝트 진행 중

필리핀 사무소 개소 30주년 기념식 개최

필리핀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에서는 필리핀 사무소 개소 30주년 기념식이 진행됐다. (사진제공=코이카)

(서울·마닐라=뉴스1·외교부 공동취재단) 정윤영 기자 =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가 필리핀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시작한지 3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에서는 필리핀 사무소 개소 30주년 기념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그간 코이카의 대(對)필리핀 ODA 협력 성과와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화 주필리핀한국대사, 김동호 코이카 상임이사, 김은섭 코이카 필리핀 사무소장이 참석했고 필리핀 측에선 후안 에드가르도 앙가라 필리핀 교육부 장관, 오윤사이칸 덴데브노로프 필리핀 유니세프 대표, 다킬라 카를로 쿠아 필리핀 퀴리노 주지사 등이 동석했다.

지난 1991년 50만 달러(약 6억6000만 원) 지원으로 필리핀 ODA 사업을 시작한 코이카는 올해 지원금 규모가 3350만 달러(약 440억 원)로 30년 사이 67배 증가했다. 누적 지원액 역시 4억 달러(약 5200억 원)에 달했다.

지난 30년 간 코이카는 55개의 공식 개발 지원 프로젝트를 완료했으며 현재 24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진행 중인 사업으로는 코이카가 유엔인구기금(UNFPA)-유니세프(UNICEF)-세계보건기구(WHO)와 필리핀 남부 레이테 및 사마르주에서 진행 중인 청소년 성생식 보건 개선사업을 꼽을 수 있다. 규모 650만 달러(약 85억 원)의 이 사업은 지난 2022년 시작돼 2026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15~19세 소녀 대상 가족계획 미충족 수요가 28%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족계획 미충족수요'란 피임을 원하지만 서비스 접근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적절한 피임방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뜻한다.

이에 코이카는 청소년의 성생식 건강과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다분야에서 접근 방식과 솔루션을 제안했고, 2022년 4개에 불과했던 청소년 임신 보건 시설이 현재 27개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코이카는 해당 2개 주에서 교사 382명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인식 개선을 위한 포괄적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코이카는 820만 달러(약 108억 원) 규모의 필리핀 해양쓰레기 관리 역량강화사업(2021~2025)과 578만 달러(약 75억 원) 규모 필리핀 농기계현대화센터 구축 및 역량강화 사업(2020~2027년) 등을 실시하고 있다.

김동호 코이카 이사는 환영사에서 "필리핀과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의 필요성을 인식한 코이카는 1994년 12월 필리핀에 해외 사무소를 공식적으로 설립했다. 당시 한국은 해외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막 발돋움하던 시기였다"면서 "앞으로도 코이카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촉진하고 새로운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섭 코이카 필리핀 소장도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코이카가 설립된지 30주년이 됐다. 첫 부임 당시 지방 출장을 갔는데, 어린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한글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다. 한국 호감도를 느낄 수 있다. 코이카의 30년 지원이 좋은 결과를 맺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자가 30살 됐을 때 학당을 열었고, 예수님도 30살에 침례 세례를 받은 만큼 숫자 '30'이 주는 의미가 크다. 코이카 사무소의 경우도 지난 30년간 개발협력 성과를 성찰하고 앞으로 30년의 개발협력 계획을 수립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