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WMD 대응 도상훈련…북한 핵시설 불능화 논의했나

김정은 핵시설 공개 이후 화생방방호사령관 방미

한미 군 지도자들이 25일 대량살상무기(WMD) 대응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도상훈련(TTX)을 실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나라와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 공개 이후 대량살상무기(WMD) 대응 태세 강화를 위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미 육군 제20화생방사령부는 지난 25일 메릴랜드주 에버딘 본부에 유재훈 사령관(육군 준장) 등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지도자를 초청해 함께 도상훈련(TTX)을 했다.

미군은 "제20화생방사령부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와 미국과 한국에서 정기적으로 함께 훈련한다"라고 설명했으나, 이번 TTX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TTX는 북한의 핵·WMD·화생방 공격 상황에서 동맹 보호, 피해 최소화 및 전쟁 수행 기능 유지 등을 훈련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20화생방사령부는 화학, 생물학, 방사능, 핵 등에 대응하는 부대다.

이번 훈련 공개는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 시찰 소식을 전하며 핵시설을 노골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한미가 유사시 기폭장치를 제거하는 방법 등으로 핵무기가 폭발하지 않도록 하는 '불능화' 조치를 논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화생방사령부는 미국에 3개만 있는 핵불능화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군 핵 특성화팀은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소속으로 알려졌다.

유 사령관은 "고도로 전문화된 두 사령부의 관계가 한반도에서 WMD 대응 태세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화생방사령관 W 보챗 육군 준장은 "한미의 연례 회의가 동맹과 화생방 대응 부대에 중요하다"라며 "한반도 안팎에서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쌓아온 관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한국에서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최초의 여성 참모장으로 복무한 인물이기도 하다.

한미는 지난 7월 30일 서울에서 대량파괴무기대응위원회(CWMDC) 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WMD 사용에 대한 동맹의 억제와 방어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한미는 핵·화생방 분야 TTX가 북핵·WMD 대응능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