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개선, 차기 日총리도 포기할 이유 없어"

"누가 승리하든 한일, 한미일 관계 변동 생길 가능성 낮아"

ⓒ News1 DB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이번 주 후반에 선출될 새 일본 총리가 성향에 상관없이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문가의 제언이 제기됐다.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태주 연구위원은 24일 '기시다 총리 퇴진과 일본 정국 동향 전망' 보고서에서 "기시다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으로 한미일 협력을 이끌어내는 등 국내외에서 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러한 업적을 보수층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라며 "이렇게 공고화되고 정치적으로 유용한 자산을 차기 일본 총리가 굳이 포기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우리 정부의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하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해법 발표 뒤, 한일관계는 개선의 급물살을 탔다. 한국의 입장에선 여전히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일본으로선 역사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반발 여론을 관리했다는 점에서 성과로 부각하기 좋은 결과다.

새 일본 총리를 선출하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는 오는 27일 치러진다. 현재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의 '3파전' 양상이다.

특히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젊은 피' 고이즈미의 상승세가 꺾이고, 보수 성향이 짙은 다카이치의 반등세가 주목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자유민주당 당사에 총재선거 포스터가 걸려 있다. 2024.09.12/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김 연구위원은 "다수의 후보가 경합을 하는 경우 1차 투표에서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고 2차 경선까지 갈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라고 전망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투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치른다. 결선은 국회의원표 368표, 지방 도도부현련 47표를 더하는 방식으로 국회의원 표 입김이 세다.

외교가에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적 후계자로 평가받는 다카이치가 당선될 경우,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찬성하는 등 다카이치의 역사관으로 인해 한일관계에 악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아울러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도 새 대통령이 선출될 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한미일 3각 구도도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김 연구위원은 "총재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한일, 한미일 관계에 커다란 변동성이 생길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라며 일본의 새 총리가 '기시다의 유산'을 일단 받아들여 한일, 한미일 관계의 공고화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이어 "오히려 '트럼프 리스크'가 더 큰 정치적 변동성 요인"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한미일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봤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트럼프 리스크에 공동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한일 협력 필요성이 더 부각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