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 방산업체 인니 사무소 보안점검…'기술 유출' 확인했나

정보·시설 보호, 외국인 관리 등 인원 통제 점검 결과 '이상 무'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지난 4일 오전 공군 서산기지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공군 제공) 2024.9.5/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인도네시아 기술자의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기술 유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방위사업청이 인니 현지에 있는 우리 방산업체 해외사무소들에 대한 보안점검을 실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방사청은 지난 6월 말 약 일주일 동안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LIG넥스원,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인니 자카르타에 진출해 있는 주요 4개 방산업체의 해외사무소에 대해 기술보호·보안점검을 실시했다.

방사청은 주로 방산수출 관련 기술 자료를 비롯해 정보 및 시설 보호, 외국인 관리 등 인원 통제에 관한 사항을 점검했다. 방사청은 보안 담당자와의 면담을 통해 방산기술 보안체계를 점검하고 자문을 하기도 했다.

올 초 KAI 파견 인니 기술자가 KF-21 정보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외부로 반출하려다 적발돼 기술 유출 논란이 불거진 터라, 이번 보안점검은 보다 까다롭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점검 결과 다행히 업체들의 미비점은 없었다고 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보통 해외사무소는 연구개발 기능이 없고, 필요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소규모로 꾸려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현지 직원들도 내부정보나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걸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번 보안점검은 KAI 기술 유출 건과 무관한, 연간 계획에 따른 정기적인 점검이었단 게 방사청의 설명이다. 방사청은 최근 방산수출 증대에 따라 해외사무소 현장점검 연간계획을 수립해 이처럼 보안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방사청은 인니 기술자의 KF-21 기술 유출을 계기로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 기술보호 인식 개선을 위한 임직원 교육 등을 실시했다. 또한 주요 방산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 2월부턴 한 달에 하루 인원과 시설, 장비 등의 보안 상태를 점검하는 '방산보안의 날'이 시행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방산업체들에 기술보호 대책 수립을 요청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업체 자체 대책을 마련 후 조치 중"이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