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기시다 퇴진 앞두고 '한일관계 연속성' 강조…방한 '선물'에 주목

내주 방한 추진 중…한일관계 '동력' 이어갈 메시지 여부에 관심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8.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내주로 추진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한일관계 연속성'을 강조했다. 일본의 차기 지도자가 누가되든 협력 동력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기시다 총리가 이에 화답하는 '선물'을 들고 올지 30일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인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의 방한 관련 질문에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라면서도 방한하게 된다면 늘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아직 한일 양국 간 공식 발표는 없지만 기시다 총리의 방한 시점은 내달 6~7일쯤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달 27일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한 기시다 총리가 이번에 서울을 찾는다면 총리로서 마지막 방한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12번째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측은 정상 간의 '케미'를 부각하고 내년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관계 개선 동력을 이어가자는데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양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한미일 3각 공조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한일 간 공조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한일관계 개선은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하나의 정치적 자산"이라며 "트럼프가 재등장하더라도 한미일 협력 틀을 유지하려면 한일관계가 중요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트럼프 1기 시절 미일 밀착을 위해 한국에 거리를 두는 전략을 펼친 바 있어 이를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에서 2018년 6·12 북미 정상회담 며칠 전,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을 만나지 말라"라고 설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다만 한일 정상 간 '케미'의 후속조치와 전략적 차원에서의 한일관계 개선의 동력이 이어지더라도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반성' 등 진정성 있는 태도를 요구하는 여론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라고 말한 것보다 한층 더 발전된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 부분을 명확하게 하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기시다 총리의 마지막 방한에서도 '사과'의 표현을 얻어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그가 마지막으로 외교 현안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총리로서 한일관계 개선 성과를 치적으로 부각해 차기 정권이 이를 '계승하도록' 하기 위해 방한을 추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