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납품된 아리셀 배터리 전수조사…방사청 "대체납품 등 계획"

"업체가 조직적·계획적 부정행위 저질러 4월까지 적발 못해"

김종민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수사본부장이 23일 오전 경기 화성시 화성서부경찰서에서 열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4.8.2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사망자 23명이 발생한 '화성 공장 화재'의 일차전지 제조업체 공장 아리셀이 군에 납품한 물량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된다.

조용진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26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군에 납품된 물량 중 일부에 대해서는 군에서 요구한 규격에서 지속 시간 등이 부족한 점을 확인했다"라며 "전수조사를 거쳐서 앞으로 군에 납품된 전지에 대해서도 대체 납품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수조사는 로트(생산물량 단위)당 샘플링 조사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방사청은 전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등의 수사에 따르면 아리셀은 일차전지 군납을 실시할 때인 2021년부터 검사용 시료를 몰래 바꿔치기 하는 방식으로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을 속여 검사 통과를 받아냈다. 이 회사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총 47억 원 상당 전지를 군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대변인은 "품질 검사를 할 때 무작위로 시료를 선정해 평가를 진행하는데 길게는 몇 주간의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라며 "이러한 경우 기품원 직원이 시험 기간 내내 입회할 수 없기 때문에 봉인·서명 등의 조치를 하게 된다"라고 검사 과정을 설명했다.

조 대변인은 "이 경우 업체가 조직적으로, 계획적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기품원이 지난 4월까지 적발할 수 없었다"라며 "관련해서 계약자 행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리셀은 지난 4월분 납품을 위한 기품원의 품질검사에서 국방규격 미달 판정을 받아 납품이 중단되자 무리한 제조공정으로 기한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불량품은 3~4월 평균 2.2%, 5월 3.3%, 6월 6.5% 등으로 점차 상승했고, 특히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불량(케이스 찌그러짐, 실구멍 등)도 나타났다.

아리셀은 케이스를 우레탄 망치로 쳐서 억지로 결합하거나 핀홀로 재용접해 양품화 하는 등 생산을 강행했고, 심지어 6월 8일 이후부터는 발열전지도 납품 대상에 포함했다.

조 대변인은 "4월에 일단 적발이 한 번 됐다"라며 "2021년에 계약해 2023년까지 납품한 물량에 대해서도 관련된 성능이나 안정성에 대해 전수조사를 통해 검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