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 무력화 위협"…北 자폭무인기, 러시아 도움 받았나

러시아제 '란챗'과 유사…저가·저소음이 장점
軍 "탐지·요격체계 철저히 갖춰…도발하면 응징"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조직한 각종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자폭형 무인기 2종을 새로 공개했다. 러시아의 기술을 도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북한 자폭형 무인기는 저렴한 가격으로 K-2 등 우리 군의 전차를 무력화할 우려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보도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의 각종 무인기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세계 군사과학의 추세로 보나 전장들에서의 전투경험으로 보나 각이한 유형의 무인기들을 개발하고 그 전투적 성능을 부단히 높이는 것은 전쟁 준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라며 각종 자폭형 무인기들을 더 많이 개발·생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북한은 '삼각날개형'과 '엑스자날개형' 등 2종의 무인기가 날아가 K-2 전차 등으로 보이는 모의 표적을 타격해 폭발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특히 엑스자날개형 기종은 러시아제 '란챗(Lancet)-3' 또는 이스라엘 '히어로(HERO) 30'과 외형이 비슷해, 러시아가 기술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7월 전승절 열병식에서 '샛별-4', '샛별-9'와 같은 무인 정찰기나 무인 공격기를 공개한 적이 있지만, 자폭형 무인기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폭형 무인기는 제작비용이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표적에 저소음, 저공비행을 통해 접근할 수 있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통해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두꺼운 장갑을 갖춘 전차의 취약점인 상부를 공격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러시아제 란챗의 대당 가격은 우리 돈 약 460만 원 수준이며, 대전차 고폭탄과 비슷한 수준의 공격력을 갖고 있다. 란챗은 최대 상승고도 5㎞에 시속 80~110㎞ 내외의 속도로 40분 동안 순항할 수 있고, 공격 직전엔 순간적으로 시속 300㎞까지 가속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조직한 각종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선보인 자폭드록은 러시아가 만든 란챗과 유사해 보여 기술 이전 가능성이 보인다"라며 "육군에서 운용 중인 K-2 전차에는 적의 대전차 미사일이나 드론을 요격할 수 있는 능동방어 장치가 없어 유사시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무인기 공개는) 제8차 당 대회 및 2023년 12월 당 중앙위 제8기 9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무인항공공업부문 과업 수행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의 방공망을 회피하며 공격할 수 있는 무기 공개를 통해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홍 위원은 또한 "최근 북러 군사협력 구도로 본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량 투입되고 있는 자폭드론을 (북한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는 의미"라며 "북한이 러시아와 드론 생산에 있어 모종의 협력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이창현 합동참모본부 공보차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과거에 북러 교류를 할 때 (러시아가 북한에) 일부 선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런 것들이 성능 개량이 됐을지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분석해 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장은 자폭형 무인기에 대한 우리 군의 방어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우리 군은 북한의 무인기에 대한 탐지 및 요격체계를 철저히 갖추고 있다"라며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군의 다양한 군사활동은 물론 무인기를 포함한 무기 개발 동향에 대해 지속 추적 감시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우리 군은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한 가운데 USF 연습을 내실 있게 실시하고 있다"라며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즉·강·끝 원칙에 따라서 압도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