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데이비드' 1년 만에 흩어진 3국 정상…'모멘텀' 지속이 관건

바이든 이어 기시다도 퇴진…연내 정상회의 개최 쉽지 않아
"美 정권 바뀌어도 한미일 큰 틀 유지" 전망도…'디테일'이 변수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 제공)

(서울=뉴스1) 노민호 정윤영 기자 = 한미일 정상이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간 공조를 다짐한 지 1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1년 만에 미국, 일본의 정상이 퇴진하게 되면서 한미일의 '역대급 공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멘텀을 지속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최초로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단독 일정으로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회의를 통해 3국 간 협력의 '제도화'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정상회의 후속 조치 이행에 속도를 내왔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3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협력각서'에 서명하고 북한 미사일 정보공유, 3자 훈련, 국방교류 협력 등의 틀을 공고히 했다.

3국은 정상들이 합의한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위한 '공급망 조기 경보 시스템' 마련에 대해서도 현재 힘을 싣고 있다. 불확실한 국제정세에 따른 '자원 무기화'에도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외환 협력도 추진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지난 4월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가 개최된 바 있다.

3국 정상 합의 이행이 '순항'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 들어 연이어 중대 변수가 발생했다. '고령 리스크'로 인해 오는 11월 미 대선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가지 않음에 따라서다.

당장 한미일 정상이 당초 합의한 '연 1회 정상회의' 개최가 불투명하다. 기시다 총리가 내달 자민당 총재 선거 직후 퇴진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대통령실 제공)

외교가에선 다음 달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이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적절한 시기를 골라 참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 총리 교체를 앞두고 3국 정상이 만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새로운 일본 총리가 확정된 뒤에 만나는 게 자연스러울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 대선 예측도 어렵다는 점도 또 다른 고려 요소 중 하나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박빙' 구도는 선거 직전까지 팽팽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경우 당장 집권당이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정책 연속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지금의 한미일 3자 구도 자체가 깨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일부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정권의 불안정성이 없는 한국에서 한미일 3각 밀착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선제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가 귀환하더라도 제도화된 한미일 3각 협력의 틀 자체를 당장 없애거나 무시할 가능성은 낮다고 오히려 그걸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한국의 입장에선 정상 소통의 틀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과 협의해 한일이 같은 입장·인식을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석훈 창원대학교 교수는 "1년이 지났지만 한국으로선 계속 북한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미일이 북러 밀착에 따라 심화된 북한 문제에 보폭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기술협력, 공급망 확보 측면과 인도·태평양 지역은 물론이고 글로벌 협력 문제들에 대해 구체적인 실현 방안들을 더 가시화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