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인니 분담금 ⅓로 삭감…부족분은 세금·KAI 자본으로 충당
인니로의 기술이전도 상응해 축소…제163회 방추위 심의·의결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인도네시아명 IF-X)의 공동 연구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체계개발 분담금을 기존 1조 6000억 원에서 그 3분의 1 수준인 6000억 원으로 삭감하는 방안이 최종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16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KF-21 공동개발 분담비율 조정 및 후속조치 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KF-21 공동개발 사업은 F-4·5 등 공군의 장기운영 전투기를 대체하고 기반 전력으로 활용할 한국형 전투기를 인니와 함께 확보하는 사업이다.
인니는 당초 KF-21 총 체계개발비 8조 1000억 원 중 20%인 약 1조 6000억 원을 사업 종료 시점인 오는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는 조건으로 2016년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그러나 인니는 사업 첫해인 2016년에 분담금 500억 원을 납부한 것을 제외하면 이후 당해연도 분담금을 계획대로 납부한 적이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등을 이유로 우리 측에 건넨 분담금은 지난달 말까지 약 4000억 원에 그친다.
지난해 말 인니는 2034년까지 매년 약 1000억 원을 분담하겠단 납부계획을 통보해 왔다. 이후 우리 정부는 2026년까지 분담금 납부 준수가 필요하다고 통보, 인니가 다시 2026년까지 분담금 총 6000억 원으로의 조정을 제안해 정부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정부는 부족해진 재원 약 6000억 원을 정부 예산과 체계개발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자본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인니엔 KF-21 기술을 분담금 납부액에 상응하는 규모로 축소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시제기를 주지 않는 방안, 기술자료를 약식으로만 제공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방사청은 "인니형 전투기 양산(IF-X) 등 양국 협력관계 및 부족재원 확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라며 "인니 측과의 분담금 협의를 잘 마무리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사업이 성공적으로 종료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추위에선 △155㎜사거리연장탄 양산계획(안) △탄도수정신관 사업추진기본전략(안) △중형전술차량 사업추진기본전략 수정(안)도 심의·의결됐다.
155㎜사거리연장탄 사업은 우리 군 K-9 자주포가 운용 중인 155㎜항력감소탄보다 사거리가 약 30% 이상 연장되는 탄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체계개발이 완료됐다. 이 사업엔 오는 2027년까지 총 3754억 원이 투입되며, 올해 첫 양산이 시작된다.
또한 탄도수정신관 사업은 155㎜사거리연장탄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유도기능을 보유한 탄도수정신관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내년부터 2033년까지 총 8400억 원이 든다.
방사청은 이들 사업을 통해 사거리가 길어진 포병탄의 정확도가 높아져 원거리 적 타격 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등 포병전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K-9과 연계한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형전술차량 사업은 보병부대의 신속한 기동을 위해 중형급 전술차량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이번 방추위에선 향상된 국내 기술수준을 고려, 획득방안이 연구개발에서 국내구매로 변경됐다. 사업기간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로, 약 3825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방사청은 "다수 전투 병력의 신속한 기동을 통한 효율적인 전투력 운용이 가능해짐으로써 우리 군의 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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