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지도에 표기, 영토분쟁→韓고유영토…軍 정신전력 교재 보완(종합)

한일관계에 '일부 지도자 왜곡된 역사 인식' 표현 추가
NLL 사수 의지 포함, 백마고지 점령 횟수 등 오류 수정

보완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표지.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국방부가 독도를 영토분쟁 지역으로 기술하는 등의 문제로 지난해 말 전량 회수했던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의 보완을 7개월 만에 마쳤다. 보완 교재엔 '독도는 대한민국의 고유영토이며, 영토분쟁은 있을 수 없다'란 내용이 명시됐다.

국방부는 1일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보완을 완료했다"라며 "교재는 독도 기술 및 표기 오류 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검토 과정을 거쳐 보완했다"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자체 감사 간 식별됐던 절차상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외부 공신력 있는 기관과 전문가에 의한 검증과 대면토의도 실시했다"라며 "교재 최종본에 대해 정훈·문화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적절성을 검토하는 등 필요한 절차도 준수해 교재의 완전성을 제고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댜오위다오, 쿠릴열도, 독도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라는 교재 내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이다.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존재하지 않으며 독도는 외교 교섭이나 사법적 해결의 대상이 될 수 없다.'란 정부 입장과 우리 군의 수호 의지를 기술했다.

보완 교재엔 '우리 정부는 독도에 대한 확고한 영토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우리 군은 독도에 대한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독도에 대한 우리의 주권을 수호해 나갈 것이다.'란 표현도 담겼다.

또한 독도가 표기되지 않았던 기존 교재 내 한반도 지도 11곳엔 국토지리정보원이 발간한 '대한민국국가지도집'의 표기방식을 준용해 독도가 표기됐다. 관련 부분은 동북아역사재단 등 외부 전문기관 검증을 완료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보완 교재는 한일관계와 관련해 '일본과는 일부 정치지도자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과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는 한편, 한일 공동의 안보현안에 대해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래지향적 협력관계 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서술했다.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독도 관련 변경된 서술.(국방부 제공)

기존 교재엔 '일본과는 신뢰 회복을 토대로 공동의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미래협력과 동반자적 관계발전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표현됐으며, 독도나 역사 인식 문제에 관한 설명이 없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일관계 부분은 당연히 균형을 맞췄어야 했다"라며 "우리가 확실히 주장해야 할 부분은 주장하고 미래를 지향할 부분은 고려해서 (보완 교재) 기술 내용을 적절하게 정리했다"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일부 쟁점이 있었던 부분들도 장병 정신무장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역사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해 보완했다.

기존 교재의 '이승만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고'라는 표현은 '이승만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고'로 변경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는 지적에 따른 수정이다.

보완 교재는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등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한 사실적 내용은 유지하면서, 그를 집중적으로 다룬 장은 없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교재는 역사서가 아닌데 굳이 그런(생애) 내용까지 담을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재에 '독재'와 관련한 역사가 충실하게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에도 "축소할 의도가 없다"라면서도 "그런 사실들은 역사서에서 다룰 문제지, 장병들 정신무장을 위한 교재에 세세하게 기록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다"라고 답했다.

보완 교재엔 북한이 지속적으로 무실화를 시도하고 있는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사수 의지도 반영됐다. 교재엔 'NLL은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해상경계선. 우리 군이 지난 70여년 간 피로써 지켜온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이다.'라는 문구가 새로 담겼다.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수정 내용.(국방부 제공)

또한 북한의 인공기를 소련에서 제작해 하달했다는 기존 교재의 내용은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제작, 1948년 국기로 채택'으로 수정됐다. 북한이 국가(國歌)로 김일성 찬양가를 사용한다는 문장은 삭제됐다. 국가라는 단어를 사용할 경우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데이터나 용어의 오류도 고쳐졌다. 이전 교재에 10위라고 표기됐던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순위는 13위로 바뀌었다. 2021년 남한 경제성장률은 4.1%에서 4.5%로 조정됐다. 2023년 '아세아확대국방장관회의'를 개최했다는 표현은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 개최로, 한미군사위원회회의(MC)는 한미군사위원회(MC)로 수정됐다.

이외에도 '환향녀와 홍제천' 관련 기술은 공식 기록에 없는 내용인 만큼 삭제됐고, 역사적 사실에 어긋나게 기록됐던 수나라 왕조기간은 수정됐다. 백마고지 전투에서 고지 주인이 바뀐 횟수는 기존 24번에서 14번으로 정확히 고쳐졌다.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이 북한의 선의에 기댄 가짜평화였다는 비판, 이적 행위를 자행하는 '내부 위협세력'이 있다는 표현,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한 서술 등 일부 논란이 됐던 보완 전 교재의 내용은 그대로 유지됐다.

국방부는 지난 1~3월 전 부서가 참여해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윤독회를 실시하는 등 심도있게 오류를 식별하고 내용을 보완했다. 이후 합동참모본부 관련부서와 군사편찬연구소 등 유관기관과 검토 및 대면토의를 총 4차례 실시했다.

국방부는 이후 쟁점이 됐던 부분을 중심으로 국립외교원, 동북아역사재단 등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과 국방정책자문위원, 국방전문기자 등 전문가들의 대면토의를 통해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보완된 기본교재를 통해 우리 장병들이 올바른 국가관, 확고한 대적관,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무장하고 적과 싸워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정예 선진 강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