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애 보훈장관 "건국절 논쟁 그만…미래로 나아가야"

[인터뷰] "논쟁 상황, 독립운동가가 원하는 일 아냐"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7.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박응진 정윤영 기자 =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대한민국의 건국 시점을 1919년과 1948년 중 언제로 보는지와 관련한 소위 '건국절 논쟁'이 이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장관은 지난 25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진행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건국을 몇 년에 했느냐는 논쟁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라며 "그 논쟁보다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앞으로 더 잘 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건국절 논란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과 현재의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헌법이 만들어진 1948년 중 어느 해에 '정통성'을 부여할지에 대한 논쟁이다. 보수·진보 진영의 의견이 갈려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건국이 몇 년도에 됐느냐는 질문은 진영 구분 내지 사상 검증 의도로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자주 나오고 있기도 하다.

강 장관은 "이런 논쟁 상황을 과연 독립운동가가 원하고, 역대 대통령 등 대한민국을 위해 애쓴 지도자들이, 또 국민들이 원하겠느냐"라며 "이걸로 다투며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계속 갈등과 혼란을 증폭하는 걸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이어 "모든 국민들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의 현재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헌법을 중시하며, 있는 자리에서 각자 역할을 다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논란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헌법에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는 것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존재를 설명하고 있다"라고 청문회부터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7.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강 장관의 의견대로 건국 시점이 언제였느냐에 대한 논쟁 자체가 소모적이라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사학계에서는 건국의 개념을 하나의 사건이 아닌 일련의 과정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1919년과 1948년은 각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자신이 건국절 논란의 중심이 되는 것을 경계하며 "제 역할은 대한민국의 갈등을 증폭하거나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상을 파악해서 정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 역할(보훈부 장관)을 수락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강 장관은 국립묘지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1955년 개원한 국립서울현충원의 관리·운영에 관한 사무가 국방부에서 보훈부로 이관된 것과 관련해 "서울현충원의 여러 역할을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에 보훈부가 맡게 됐고, 그 역할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서울현충원이 국방부 소속으로 기능을 잘 해왔지만, 참배의 의미만이 아니라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이라면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방문해 문화의 공간, 교육의 공간이 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 장관은 전쟁기념관에 대해서도 "훌륭한 보훈외교 자산이기 때문에 보훈부의 보훈외교 정책과 연결돼야 한다"라며 "보훈부로 이관된다면 더 좋은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