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안보협력 제도화로 '불안정' 대비…트럼프 리스크'도 관리
고위급 정책협의·정보 공유·3자훈련 등 골자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이 최초로 제도화됐다. 각종 정세 변화에 따른 '변수'를 최소화한 것으로,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때 발생할 수 있는 '트럼프 리스크'의 관리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대신은 전날인 28일 도쿄에서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각서(MOC)에 서명했다.
이 협력각서는 한미일 간 군사훈련의 정례화와 고위급 대화, 군사정보 공유 등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3국은 국방장관회의(TMM), 합참의장회의(Tri-CHOD), 한미일 안보회의(DTT) 등 고위급회의를 한미일이 순환하면서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아울러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체계의 효과적인 운용을 위해 3국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국방부는 "한미일 3국 장관은 '3국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한미일 안보협력이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라고 소개하며 제도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TSCF는 3국의 안보협력에 대한 추진 지침과 방향을 제시하는 최초의 문서로, 3국 국방 당국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의 후속조치로 추진해 온 결과물이다.
이날 발효된 협력각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양해각서(MOU)보다 구체적인 협력 사항에 대한 실질적인 협력 근거를 제시한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국내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한미일이 이번 안보 MOC 체결을 계기로 안보협력을 심화·발전시키고 지속성을 갖추기 위한 기초를 확립했다고 평가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한미일이 구체적인 협력 수단과 방법을 명시하고 협력의 범위를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로 특정함에 따라 3국 간 안보협력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협력'을 추구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했다"라며 "3국이 글로벌 차원의 안보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군사훈련 정례화를 명문화함으로써 군사협력을 공식화한다는 의미의 상징성이 있다"라며 "전반적으로 미국이 동맹과의 안보협력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제도화하려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가 재집권을 하더라도 함부로 뒤집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도 한미일의 협력 구도 자체를 뒤엎기보단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등 지엽적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당면 과제는 한미일 간 안보협력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납득시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우리 군이 일본 측과 군사적 교류도 더 빈번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이 돼 있는데, 한일관계는 매우 민감해서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당위성을 받아들이고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yoong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