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가능성 높아진 트럼프…리스크 크지만 이익도 있다
전문가들 "핵잠재력 보유 가능성 높아져"…북미 대화 재개 때도 반사이익 있어
- 노민호 기자,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정윤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한국에게는 외교적 리스크가 커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대처법'에 기반한 이익 극대화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을 기점으로 지지층 결집은 물론 중도층까지 흡수하면서 대선 가도에 불이 붙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CBS방송과 유고브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2%로 바이든 대통령을 5%p 앞섰다.
한국의 입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등장을 '플랜A'로 상정해 본격 대처법을 모색해야 할 때가 왔다는 얘기다.
한미동맹의 기본 틀, 특히 안보 사안에 새 기준을 적용하려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이른바 '안보 리스크'가 제기될 가능성은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한미가 잠정 합의한 분담금 인상안에 퇴짜를 놓고 '5배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같은 기조는 여전히 큰 변화가 엿보이지 않는다.
그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방위비뿐만이 아닌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등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해서도 '거래'의 잣대를 들이밀 것을 대비해 확실한 '반대급부'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탑다운' 의사결정 방식을 활용해 우리도 적극적인 '거래 마인드'를 장착해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이 중에서도 '핵무장'과 관련해 보폭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성묵 한국국가젼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당장 자체 핵무장은 아니더라도 임계점을 높일 수 있는 진전된 입장을 가질 가능성은 있다"라며 "미국의 나토 지원 축소에 따라 유럽 국가들의 무기 수요를 한국의 방위산업이 채워 줄 여지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 자체 핵개발까지는 못 갈지라도 (한국의 우라늄 농축을 제한한) 기존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할 때 (플루토늄) 재처리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라며 "미국이 큰 노력을 안 들이고 허용해 줄 가능성이 있는 요소를 잘 찾아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최근 공화당 지지 세력을 중심으로 한국과 핵 공유협정 또는 독자적 핵무장 담론이 확산하고 있다"라며 "핵추진 잠수함을 포함 핵 잠재력 확보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다"라고 봤다.
또 하나의 기회 요인은 북미 대화 재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자신의 재임 시절 이뤄진 북미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우리가 다시 만나면 나는 그들과 잘 지낼 것"이라며 "그는 (김정은) 아마도 나를 보고 싶어 할 것이고 그리워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언급해 재집권 시 북미 대화를 다시 진행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두진호 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식한다는 측면에서 북미 대화 재개는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비핵화 협상 때 북미 대화의 흐름을 지나치게 관망했다는 관점을 가진 전문가들은 정부가 오히려 북미 대화의 '안건'에 선명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적극적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한다. '군축 대화' 등의 청사진을 제시하거나 더 적극적인 남북 교류 플랜을 통해 미국이 북한에 제시할 반대급부를 보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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