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장마에도 '접경지 중노동' 내몰리는 北 군인…지뢰 폭발 사고도

임시형 천막 등 열악한 숙소에서 생활, 휴일·병력 교대도 없어

북한 전선지역 모습.(국방부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군이 폭염과 장마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매일 13시간씩 전선지역에 병력을 보내 지뢰 매설, 불모지 조성, 방벽 설치 등 '남북 단절' 작업을 수개월째 지속하는 정황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17일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비무장지대(DMZ) 약 250㎞ 기준 불모지 작업은 약 10%, 방벽 설치는 약 1% 수준의 진도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매설된 지뢰는 수만 발로 추정된다.

이들 작업에 투입된 북한군은 임시형 천막 등 열악한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휴일과 병력 교대 없이 하루 평균 12~13시간씩 작업을 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철야 작업은 물론이고, 김일성 주석 사망 30주기인 이달 8일에도 작업을 실시한 곳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전선지역 작업 중 10여 차례의 지뢰폭발 사고와 온열손상 등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걸로 평가된다. 일부 지역엔 여군도 동원됐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지난해 말부터 전선지역 지뢰 매설 등을 통해 남북관계 단절에 나섰다.

북한 전선지역 모습.(국방부 제공)

이와 관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에서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하여야 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달 14일과 16일 등 두 차례의 연속 담화를 통해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방식의 변화를 언급하면서 위협 수위와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우리 군은 북한군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수단, 방법의 변화와 함께 과거 민간단체 풍선 부양 시 총격 도발 및 확성기 방송 시 총·포격 도발 사례 등을 고려, 다양한 도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열악한 작업환경에서의 우발적 귀순 가능성과 함께 작업 간 군사분계선(MDL) 침범 가능성도 대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북 도발 및 재해재난 대비 긴급지휘관회의'를 주관하면서 "지금 우리는 북한의 도발 위협과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까지 대비해야 하는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라고 말했다.

신 장관은 "이럴 때일수록 각 급 제대 지휘관들은 각자 제 위치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라며 "특히, 우리 국민과 장병들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임무수행시 충분한 휴식, 급식 등 세심한 부분까지 지휘노력을 경주할 것"을 지시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