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또 '한반도 7월 외교전'…푸틴·시진핑 재회에 한미일 정상도 대면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구도 부각…中 '북중러 거리두기' 심화에 주목
전문가 "中, 철저히 국익 중심 외교…북러와 과도한 밀착 여전히 '부담'"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시진핑과 푸틴이 곧 재회한다. 연이어 한미일 정상도 3자 정상회담을 열고 정세를 논의하는 등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간 '7월 외교전'이 펼쳐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일부터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 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한다. 두 정상은 3~4일 이틀간 진행되는 SCO 정상회의와 별도로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중러 정상회담은 지난 5월 16일 이후 한 달 반 만에 열리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회담은 지난달 19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사실상의 '북러 군사동맹'이 부활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을 조금 더 자기편으로 당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경쟁'보다는 '협력'을 하겠다는 합의를 이뤘음에도,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중국과 협력을 넘어 '밀착'에 가까운 사이가 되길 바랄 수밖에 없는 정세이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가 바라는 '북중러 3각 밀착'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중국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은 지속되고 있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실질적 밀착이 아니더라도 국제무대에서 '그림'을 만들고 싶어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오는 9일 미국 워싱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가 열릴 예정인 상황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라는 구도에서 같은 진영에 속해 있지만 '다른 셈법'을 가지고 있어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도 주목된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말에 열린 '중국 평화공존 5원칙 발표 70주년' 기념행사에서도 "진영 간 대립, 소(小)집단 구축, 편드는 것을 강요하는 것을 각국과 함께 반대해 평화라는 소원을 이뤄야 한다"라고 말하며 지역별로 여러 다자 협력체를 추진하는 미국을 겨냥하면서도 중국 역시 '북중러' 밀착을 받아들일 의사가 없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중국은 국익 지키기가 더 우선인 상황이다. (북중러로 엮이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또한 러시아하고도 과도한 밀착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중국 입장에선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미일은 나토 정상회의 '권위주의' 진영에 강하게 대응하는 또 한 번의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 확정되진 않았지만 나토 무대에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린다면 3국은 북러 밀착에 따라 고조된 한반도 정세 위협에 대해 더욱 강한 톤으로, 더욱 강한 대응을 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에 따라 정부가 북러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꺼낸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카드가 보다 선명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러시아의 강한 반발로 인해 또 한 번 진영 간 마찰의 심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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