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또 '비정상 비행'…공중폭발·평양 인근 추락 가능성
"초기단계 비정상 비행 가능성…SRBM이면 필요 고도 못올라가"
닷새 전 '다탄두 미사일' 주장한 북한 미사일도 공중폭발 확인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1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또다시 비정상으로 비행한 정황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이 미사일이 공중폭발하면서 파편이 육지에 떨어져 주민들의 사상 등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오전 5시 5분쯤과 5시 15분쯤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2발을 각각 포착했다. 이들 미사일은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첫 번째로 발사된 북한판 이스칸데르 계열 KN-23(화성-11형) 추정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은 600여㎞를 비행해 함경북도 청진시 앞바다(동해상)에 탄착한 것으로 우리 군은 파악하고 있다. 이곳은 평소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때 탄착 지점으로 사용하는 곳은 아니라고 한다.
두 번째로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120여㎞를 비행했다. 사거리만 봤을 땐 근거리(CRBM) 또는 KN-23 등 SRBM으로 추정된다.
다만, 두 번째로 발사된 미사일이 "초기 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이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미사일이 SRBM이라면 그에 필요한 고도에 올라가지 못했다고 이 실장은 부연했다.
장연 일대에서 120여㎞ 동북 방향은 평양 인근 북한 내륙 지역이다. 비정상 비행한 미사일은 청전시 앞바다에 떨어진 미사일보다 비행 방향이 더 북쪽을 향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특정 지점에 의도적으로 탄착시킨 게 아니라, 발사 오류로 인해 공중폭발 해 파편이 떨어졌거나, 폭발 없이 그대로 추락했다면 큰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그간 탄도미사일을 내륙 지역으로 탄착시킨 사례는 거의 없다.
이 실장은 이와 관련해 "비정상 비행 중 폭발했다면 잔해가 내륙에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라며 "(내륙 피해가) 아직 확인된 건 없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북한이 KN-23이 아닌 새로운 무기체계를 시험발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앞서 북한이 닷새 전에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쏘아 올린 탄도미사일 1발도 비정상 비행을 하다 공중폭발한 것으로 우리 군 대탄도탄대탄도탄 감시레이더와 지상 감시자산에 파악됐다.
우리 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이 미사일은 발사 초기 상승 단계부터 구불구불 비정상 비행을 하다가 중심을 잃고 좌우로 빙글빙글 도는 '텀블링' 상태에 빠진 뒤 수십 개의 파편 조각으로 폭발했다. 일부 파편은 북한 육지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다탄두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으나, 우리 군은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계 적용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의 시험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고 북한의 주장은 과장·기만이라고 일축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튿날 기관지인 노동신문 사진으로 공개한 미사일의 외형도 조작했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이날 도발은 지난달 27~29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3국의 다영역 연합훈련 '프리덤 에지'에 대한 시위성 무력도발일 수 있다.
북한 외무성 대외정책실은 같은달 3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배포한 공보문에서 프리덤 에지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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