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탑승한 루스벨트함은…함재기 90여대 싣는 '떠다니는 군사기지'

7개월 임무 마지막 기항지 부산…'프리덤 에지' 연합훈련 참가
승조원 약 6000명… 치과·은행·영화관 등 부대시설까지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10만톤급)이 지난 22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2024.6.2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탑승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은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릴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와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미 해군의 주요 전략자산이다.

'니미츠급' 4번함으로 1986년 취역한 이래 30년 넘게 임무를 수행 중인 '루스벨트'는 현재 미 9항모강습단에서 기함 역할을 맡고 있다.

'루스벨트'란 함명은 미국의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함선의 표어는 '심은 자가 돌볼 것이다'로 해석되는 'Qui Plantavit Curabit'(He who has planted will preserve)로, 이는 루스벨트 가문의 표어이기도 하다.

루스벨트함은 만재배수량 10만 톤급으로서 길이 약 333m에 폭 약 77m 크기 비행갑판엔 고정익 항공기 90여 대를 실을 수 있다.

주요 함재기로는 대공·대지·대함 임무를 수행하는 F/A-18 '호닛' 전투공격기와, F-35 '라이트닝-Ⅱ' 스텔스 전투기가 있다. F/A-18은 영화 '탑건 매버릭'에 등장한 전투기로도 유명하다.

또 E-2 '호크아이' 조기경보기와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가 함재기로서 전자전 임무를 수행하며, SH-60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및 MH-53 '페이브로' 특수전헬기가 대잠 임무를 지원한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10만톤급)의 제2격납고에 실린 전투기. (공동취재) 2024.6.2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이와 함께 루스벨트함은 ESSM, RIM-7 '시스패로', RIM-116 RAM 등 함대공미사일과 근접 방어무기체계 '팰렁스', 경어뢰 등의 자체 방어용 무장을 택하고 있다.

루스벨트함은 가압수형 원자로 2기를 동력원으로 쓴다. 니미츠급 항모는 이를 이용해 최대 출력 26만마력의 증기 터빈 4기를 구동, 4축의 프로펠러로 최고 32노트(시속 약 59㎞)가량의 속도를 낼 수 있다. 핵연료봉의 수명은 20여 년으로, 이론적으로 항모가 20년간 쉬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루스벨트함의 승조원은 총 6000여 명이며, 항모 안엔 치과·헬스장·도서관·수영장·소방서·영화관·은행·방송국·박물관 등 시설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 항모 내부에는 승조원들이 길을 잃어버릴 경우를 대비해 곳곳의 벽에 '번지수'도 표기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스벨트함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미 해군 조선소에서 18개월 간의 유지·보수 작업을 마친 후 올해 다시 임무 현장에 복귀했다. 유지·보수 작업에는 무인항공기 등 미래 플랫폼 지원을 위한 비행갑판 및 시스템 개조, 함내 정보통신(IT) 시설 보강, 사격 통제 시스템 최신화, 승조원 시설 개선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 해군의 9항모강습단엔 루스벨트함과 더불어 순양함 1~2척, 구축함 2~3척, 핵추진 잠수함 1~2척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 루스벨트 항모강습단은 올해 초 모항을 출항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약 7개월 동안 임무 수행 중이며, 이번 부산 입항은 임무 중 마지막 기항이다.

루스벨트함은 26일 출항한 후 한미일 3국의 최초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에 참가할 예정이다. 루스벨트함은 이번 훈련에서 적 잠수함에 대응하는 대잠 훈련, 적의 공중 전투기 폭격에 대응하는 방공 훈련 등의 중심에 설 것으로 알려졌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