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고위급 인사 이란서 '조우'…유의미한 대화는 없어(종합)

정병원 외교차관보 ACD 회의서 '北 도발' 비판…루덴코 러 외무차관 조우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가 2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제19차 아시아협력대화(ACD) 외교장관회의에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2024.6.25/뉴스1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가 아시아협력대화(ACD)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이란에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을 조우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새 조약으로 한반도 안보 위협을 높이며 한러관계가 냉각된 뒤 첫 고위급 인사의 만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5일 "정병원 차관보가 2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제19차 ACD 외교장관 회의에서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을 짧게 조우했다"라고 말했다.

북러가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간 정상회담에서 사실상의 '군사 동맹'을 맺은 뒤 한러 고위 인사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마주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외교 관례상 (대화 등) 구체적 내용은 말하지 못한다"라고 전했는데, 사실상 양 측이 유의미한 대화를 나누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정 차관보가 ACD 회의에서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단호히 대처해 나갈것이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정 차관보의 발언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 차관보는 전날엔 알리 바게리-카니 이란 외교장관 대행과 양자 면담을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따른 엄중한 한반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러북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 등 북한의 군사적 능력을 증강하는 어떠한 직·간접적 행위도 관련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원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국제 안보와 평화에 위해가 되는 모든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게리-카니 이란 외무장관 대행 주재로 개최된 ACD 회의에선 네팔 부총리, 태국, 쿠웨이트, 바레인 외교장관 등 32개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해 ACD 회원국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담은 '테헤란 선언'을 채택했다.

테헤란 선언엔 △ACD 협력 프로그램 이행을 위한 6개 워킹그룹 설립 △과학기술, 보건, 관광, 문화 등 분야 협력 강화 등 내용이 포함됐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