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올 여름 해상·공중·사이버 훈련 '프리덤 엣지' 첫 실시(종합)

싱가포르서 한미일 국방장관회담…고위급 협의 정례화 합의
북핵 대응 3국 TTX 시행하고 연내 안보협력프레임워크 작성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계기 한미일 국방장관 다자회담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6.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싱가포르=뉴스1) 허고운 기자 = 한국과 미국, 일본이 해상과 공중은 물론 사이버 등 '다영역'에서의 3자훈련인 '프리덤 엣지'(Freedom Edge)를 올 여름 최초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한미일은 3국 안보협력의 기준이 되는 문서를 올해 작성하고,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의 표준 운영 절차를 수립하기로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과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을 진행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영역에서 3자 훈련을 프리덤 엣지라고 명명하고 올 여름에 최초로 시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일본과 미국은 각각 현존하는 위협과 안보상황을 반영한 연습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지·해·공·사이버·우주자산 등을 활용한 대규모 다영역 연합연습을 시행하고 있으나, 3국이 함께하는 본격적인 다영역 훈련은 현재 없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인근 방문 등을 계기로 종종 펼쳐지는 한미일 훈련은 해군 위주의 훈련으로 '다영역'과는 거리가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통상 해군의 훈련을 함께 하면 함정 간의 해상훈련 위주로 하는데 올 여름 공중이나 수중, 사이버까지 다양한 영역의 훈련을 시행하기로 했다"라며 "다영역에서 동시에 훈련을 하는 방식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훈련이 포함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훈련 명칭인 프리덤 엣지는 한미연습인 '프리덤 실드'(Freedom Shield)와 미일연습인 '킨 엣지'(Keen Edge)의 각각 앞뒤 단어를 따서 만들어졌다. 한미, 한일로 나눠 하던 훈련을 하나로 합친다는 의미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계기 한미일 국방장관 다자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6.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한미일 다영역 3자훈련은 지난해 8월 18일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정상회의 결과물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엔 "3국은 우리의 조율된 역량과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3자 훈련을 연 단위로 훈련 명칭을 부여해 다영역에서 정례 실시하고자 함을 발표한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이후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12일 화상으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단순한 훈련이 아닌 다양한 영역에서의 훈련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회담에서 3국은 다년간의 3자훈련 계획을 세워 이를 2024년부터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미일은 올해 4월 26일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포함한 실무협의를 거쳐 다영역에서의 3자훈련 계획을 조율했고, 이번 회담을 통해 이를 공식 발표하게 됐다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신 장관은 "프리덤 엣지의 세부적인 시기는 마지막 조율 중으로, 추후 공동으로 발표하기로 했다"라며 "시나리오를 짜서 (다영역에서의 훈련을) 동시다발적으로 할 것으로, 어디까지 할 지는 확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미일은 이번 회담에서 안보협력 추진동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3국 국방장관회의(TMM)·합참의장회의(Tri-CHOD)·안보회의(DTT) 등 고위급 협의를 올해부터 순환하면서 주최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고위급협의, 정보공유, 3자훈련과 국방 교류협력을 포함한 한미일 안보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체계'(TSCF)를 연말까지 작성하기로 합의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계기 한미일 국방장관 다자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6.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와함께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양한 위협에 대해 효과적인 억제·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한미일 도상훈련(TTX) 시행에도 합의했다. 한미일 TTX는 지난 2014~20년 기간 동안 5차례 열렸으나, 이후엔 중단됐다.

한미일은 또 지난해 12월부터 가동한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운영 성과를 평가했으며, 이 체계의 표준 운영 절차(SOP)를 수립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신 장관은 "한미일이 같이 공감하고 공통 적용할 수 있는 예규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고, 실무진들이 노력해서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신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의 오물풍선으로 인한 한국의 피해를 소개하고, 오물풍선 살포가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일 저녁 8시쯤부터 대남 오물풍선을 부양하기 시작했고, 이날까지 약 720개의 오물풍선이 식별됐다.

신 장관은 "오물풍선으로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으나 민가 지붕에 떨어지고 차량이 파손되는 등 문제를 얘기하고, 북한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강력 규탄했다"라며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야 하고 이 문제에 대해 3국이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고, 그에 대해 (참석자들은) 모두 적극 공감했다"라고 설명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