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반중·억중' 경계해야…가치로 선 긋지 말아달라"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 주최 전략대화 축사
미국 중심의 외교전략 탈피 촉구…"한중이 진영 대립 방지해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중, 신(新) 전략적 협력의 모색을 주제로 열린 한중 싱크탱크 전략대화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4.5.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29일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반중·억중' 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중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정부를 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싱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 주최 '한중 신(新) 전략적 협력의 모색' 전략대화 축사에서 "한국 측이 중국의 발전을 객관적으로 바라봐 달라"며 "소위 말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관계를) 분류하지 말아달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싱 대사의 언급은 미중 패권 경쟁 심화에 따른 국제사회의 이른바 '민주주의 대(對) 권위주의 국가'의 양분화에 대한 경계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싱 대사는 "각종 '반중·억중', '작은 울타리'(소그룹)를 경계해야 한다"라며 한중 간 상호 신뢰 등을 바탕으로 함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파트너 관계를 맺어가길 바란다고 했는데, 이는 한국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교전략에서 벗어나야 함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을 중심으로 양자 동맹을 다수 구축하는 '바큇살형' 외교 구조에서 탈피해 소다자 협력체 틀을 기반으로 여러 층위를 구성하는 '격자형' 외교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구상을 두고 외교가에선 미국이 궁극적으로 촘촘한 '대중 견제 포위망'을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 이날 싱 대사의 이번 발언은 한국이 미국 주도의 외교 구도에서 탈피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싱 대사는 다만 "중국은 한국에 가까운 이웃이자 파트너이고 미국은 한국의 동맹"이라며 "두 국가(미중)가 한국에겐 중요할 것이다. 한국이 대중, 대미 관계를 동시에 발전시키는 건 상호 위배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한중 양국은 독립, 자주성을 견지하고 공동으로 '신냉전'이나 진영 대립을 방지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싱 대사는 북한 문제에 대해선 "한반도에 가까운 이웃으로 중국은 남북한 모두와 우호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라며 "과거부터 지금까지 공정한 입장을 유지하며 상호 간의 대화를 독려해 왔다.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가 정치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라고만 말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