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2호 발사 실패…2분 만에 공중폭발(종합2보)

(서울=뉴스1) 허고운 이창규 기자 = 북한이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27일 늦은 밤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시도했지만 발사체가 공중에서 폭발했다.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 성공 후 약 6개월 만에 2호기 발사에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우리 군은 오늘 오후 10시 44분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항적 1개를 포착했다"라고 밝혔다.

합참은 "이후 오후 10시 46분쯤 북한 측 해상에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돼 공중폭발한 것으로 평가된다"라며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 세부적으로 분석 중이다"라고 전했다.

일본 해상보안청과 방위성도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오키나와현에 경보를 발령했다가 발사체가 영공을 지나가지 않으면서 경보를 해제했다.

이후 북한은 28일 새벽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7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에 탑재해 발사를 단행했다"라며 "1계단 비행 중 공중폭발해 발사가 실패했다"라고 전하며 발사 실패를 즉각 인정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일본 해상보안청에 '27일 오전 0시부터 다음 달 4일 오전 0시 사이 위성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어 통보 당일이자 예고기간 첫날 행동에 나섰다.

이날은 한국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개최돼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담긴 공동선언이 발표된 날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했을 때도 당초 예고한 시간보다 약 1시간 18분 빨리 발사했다는 점에서 기상조건 등 발사 여건이 충족될 경우 언제든지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우리 군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예고에 대응해 이날 오후 1시쯤부터 전투기 약 20여 대를 동원해 공격 편대군 비행 및 타격훈련을 진행했다.

또한 우리 군은 미측과 공조하에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 활동을 추적해 왔고, 한미일 이지스 구축함을 국가별 지정된 해역에 사전 전개시켜 경보정보 공유체계를 가동해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합참은 전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북한은 같은 해 5월 31일과 8월 24일에도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시도했으나 궤도에 올리지 못했다.

아울러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1호도 현재 정찰 등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 군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는 이르면 올해 3월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북한은 이보다 2달가량 늦게 행동에 나섰다. 이에 북한이 기술적 문제를 보완하는 동시에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제공받은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북한은 당분간 이번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원인을 분석해 보완하는 작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차 발사 성공 전에는 실패 후 추가 발사 때까지 2~3달이 걸렸다.

이에 일각에선 "올해 안으로 3개의 위성을 추가로 발하겠다는 북한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참은 "이번 북 주장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과 과학·기술 협력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재차 명백히 위반한 도발 행위"라고 지적했다.

위성 발사용 로켓은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북한의 위성 발사 시도 또한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금지'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무력 도발로 평가된다.

합참은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