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인니 분담금 3분의 1로 삭감안, 6월 방추위서 확정될 듯

분담비율 조정안, 분과위 거쳐 방추위 상정
인니 분담금 삭감 확정 후 기술이전 재협상

KF-21 시제기들의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2023.6.28/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인도네시아명 IF-X)의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분담금을 1조6000억원에서 그 3분의 1 수준인 6000억원으로 삭감하는 방안이 오는 6월 열리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은 19일 KF-21 개발 분담금 조정안의 결정 일정과 관련해 "방추위는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 심의 후 차기 방추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분과위 상정을 위해 안건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방사청은 이달 29일 열리는 방추위에서 분담금 조정안을 상정할 계획이었으나, 분과위 심의를 거쳐 상정하자는 의견에 따라 다음 달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방추위로 일정을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니 측은 당초 KF-21 총 체계개발비 8조1000억원 중 20%인 약 1조6000억원을 사업 종료 시점인 오는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는 조건으로 2016년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그러나 인니 측은 사업 첫해인 2016년에 분담금 500억 원을 납부한 것을 제외하면 이후 당해연도 분담금을 계획대로 납부한 적이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등을 이유로 우리 측에 건넨 분담금은 지난달 말까지 약 4000억 원에 그친다.

지난해 말 인니 측은 2034년까지 매년 약 1000억 원을 분담하겠단 납부계획을 통보해 왔다. 이후 우리 정부는 2026년까지의 분담금 납부기간 준수가 필요하다고 통보, 인니 측은 다시 2026년까지 분담금 총 6000억 원으로의 조정을 제안했다.

방사청은 체계개발 시기 및 전력화 임박 시점에 인니 측의 분담금 미납 지속으로 인해 KF-21 개발과 전력화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인니 측 제안을 수용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방사청에 따르면 KF-21 개발 과정에서 비용 절감이 이뤄져 총비용이 7조6000억원으로 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니의 분담금을 깎아줄 경우 충당해야 할 부족분은 5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부족해진 재원 약 5000억원을 정부 예산과 체계개발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자본으로 충당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방추위에서 분담금 비율 조정안을 확정한 이후 인니 측과 기술 이전 관련 재협상을 시작할 방침이다. 분담금의 대폭 삭감에 따라 시제기를 주지 않는 방안, 제공하기로 했던 기술자료를 약식으로만 제공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