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건설적 역할' 中 언급 사흘 만에…北 문제 '한미 책임론' 제기
중·러 '지지' 등에 업은 北은 탄도미사일 도발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국이 중국에게 북한 문제에 대한 '건설적 역할'을 요청하고 중국이 이에 화답한 지 사흘 만에 중러 양국 정상이 '북한의 뒷배' 역할을 재확인하는 입장을 내놨다.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 변화는 여전히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도출한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행하는 군사적 영역에서의 위협 행위에 반대하며 이는 북한과의 추가적 대결을 촉발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러 양국은 안보리 무대 등에서 노골적인 '북한 편 들기'를 해왔는데 이번에도 동일 선상에서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동시에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 행보와 관련해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대북제재 무용론'도 함께 펼쳤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활동은 '합리적 우려'라며 정당성을 부여해 줬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13일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4시간가량 한중 외교장관 및 만찬 일정을 소화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를 통해 북한이 남북을 '적대적 관계'로 규정하고 각종 도발 등을 통해 한반도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특히 북러 간 불법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라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미국 등 동맹국'이라며 북한을 비호하는 입장을 내놓은 건 한국으로선 사실상 '뒤통수 외교' 격이라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러 정상의 '지지' 표명이 있고 난 뒤 북한은 17일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인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북한은 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 담화를 통해 최근 새로 개량·개발한 자신들의 무기들이 '대남용'이라며 위협하는 선전전도 전개했다.
김 부부장은 "서울이 허튼 궁리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 쓰이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라며 노골적인 대남 도발적 언사를 내놨다. 이를 두고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공개적 지지'를 얻었음을 부각하며 북중러 밀착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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