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중국 방문 후 곧바로 방북 가능성도…김정은에 '선물' 주나

'방산 세일즈' 부각하는 北 김정은…'큰 손' 러 의식 가능성
경제 협력 및 교류 강화에 방점 예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News1 DB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국빈 방문을 위해 중국에 도착한 가운데 방중 일정을 마치고 '깜짝' 방북을 단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집권 5기를 시작한 뒤 첫 해외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베이징에 도착해 1박 2일의 방중 일정에 돌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실시한 뒤 양국 간 여러 건의 문서에 서명하고 기자회견에도 나설 예정이다.

양 정상은 이번에 '미국에 대한 대응'이라는 공통의 관심사안을 매개로 양자 협력을 부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등을 겨냥해 '관세 폭탄'을 부과한 직후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이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미일 3각 협력과 '오커스'(미국·영국·호주 군사동맹) 등 소다자 협의체들의 연계를 모색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그간 꾸준히 추진해 온 '북중러 3각 밀착'의 실현을 위해 시 주석에게 여러 제안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곧바로 북한을 찾아 표면적으로나마 북중러 3각 밀착이 강화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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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최근 전술미사일 무기체계 생산 현황을 점검하거나 방사포탄의 시험사격장을 참관하는 등 '방산 세일즈'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대비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외교가에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관례적인 임기 연장을 이례적으로 반대하고, 대북 정제유 공급을 대북제재가 정한 기준치를 넘긴 것, 러시아산 최고급 세단 '아우루스'를 김 총비서에게 선물하는 등 대놓고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무력화하는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 총비서의 입장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큰 선물'을 기대하기 좋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 무역 확장, 관광사업 확장 등 경제적 이득에 방점이 찍힌 푸틴 대통령의 선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방북 시점과 관련해 러시아는 여전히 "조율 중"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진전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 위성 등을 통해 북한 내부에서도 푸틴 맞이 준비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 1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방러 이후 푸틴 방북을 위해 북한 측의 고위관료가 러시아를 찾은 사례가 알려진 게 없다"라며 "반대로 푸틴 방북 일정을 조율할 러시아 인사가 최근에 방북했다는 얘기도 없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임박했다면 평양 시내에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리거나 준비 움직임이 포착됐을 텐데 아직 관련 소식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