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한미동맹, 美대선과 무관하게 제도화된 협력 강화될 것"(종합)
특파원 간담회…"양당 전대 다가오니 자극적인 외신 기사 나와"
주미대사관, 잇단 '주한미군' 관련 발언 트럼프측과 다양한 경로로 소통
-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현동 주미한국대사는 14일(현지시간)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가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과 관련, "한미동맹은 미국의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제도화된 협력의 연속선상에서 흔들림 없이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지난달 재외 공관장회의 참석차 서울에 갔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미국 대선에 관한 것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여름 민주·공화 양당의 전당대회가 다가오고 있으니까 예상대로 자극적인 외신 기사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와 대사관은 어떤 상황에도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주미대사관은 현재 미국 대선이 초박빙의 상황인 만큼 미 대선후보 측과의 접촉 등에 있어선 미국 국내 정치에 대한 개입으로 비치지 않도록 신중하고 중립적인 입장을 갖고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주한미군을 줄이고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증액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트럼프 전 대통령측과 최대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규모 및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잘못된 언급을 하고 있는 데 대해 선거 유세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 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정확한 인식이 전달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한미간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에 돌입한 것과 관련, "지난 4월23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마련과 한미 연합방위 태세 강화를 위한 한미간 협의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방위비 분담이 합리적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사관 차원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는 방위비 분담과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와 진행 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한미간 제12차 SMA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미국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내년에 들어서는 미 행정부는 해당 합의를 존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사는 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간 고위급 교류와 협의를 통해 미래를 함께해 나갈 글로벌 동맹으로서의 성과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안보 분야의 성과로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핵전략 기획 및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와 같이 관련 당국간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번 여름 내로 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이 도출되면 비핵 국가로서 양자 차원에서 미국과 직접 핵 전략을 논의하는 유일한 사례가 될 것이고, 한미동맹은 확고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반기 한미 양자외교 일정에 대해 "7월로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워싱턴)와 함께, 다수 고위급 교류가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7월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초청받은 만큼, 윤 대통령이 참여할 경우 한국 정부는 우방국들과 다양한 형태의 양자 또는 소다자 협의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사는 아울러 "한미동맹 협력의 성과는 비단 안보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이미 경제, 에너지, 인공지능(AI), 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동맹은 민생경제에 직접 기여하는 첨단기술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호조를 보이고 있는 대미 수출과 한미 상호투자 규모는 물론이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등 미국의 국내 입법에 따라 제기돼 온 기존 우려 역시 반도체와 청정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이날 발표한 대중국 관세가 한국 경제와 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이 경쟁 관계인 품목에 관세가 부과된 만큼 일단 한국에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또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과잉 생산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 간에 긴밀히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산 흑연 규제를 2년간 유예한 것 등을 거론, "정부와 업계가 원팀으로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한 성과"라고 평가한 뒤 "대사관으로서도 기업과 업계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면서 강화된 한미 경제외교를 통해 우리 민생경제와 성장에 더욱 이바지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오는 22일이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날이라는 점을 상기시킨 뒤 "142년의 한미 관계와 71년을 맞이하는 한미동맹이 이미 한반도를 넘어서 지역과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했다"며 "대사관 직원들 모두 한미동맹과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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