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식 무협회장, 美상무 부장관 만나 "韓철강 쿼터 신축적 운영 필요"

취임 이후 첫 해외출장으로 美방문…"美대선 이후 쿼터 조치 완화 논의 시작 희망"
"구조적 흑자 이유로 韓제품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 제소 남발 우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이 13일(현지시간)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과 만나고 있다. 사진은 무역협회 제공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취임 이후 첫 해외출장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윤진식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은 미국의 한국산 철강제품 수출쿼터 문제와 관련해 "양질의 한국산 철강 수급을 위해 철강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쿼터의 신축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과 면담을 갖고 수입규제 현안 등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미국 대선 이후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쿼터 조치 완화 논의를 시작할 수 있길 희망한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무역협회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무역확장법 232조 쿼터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이유로 외국산 수입제품을 제한할 수 있게 한 조항으로,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조항을 활용해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2018년 3월 트럼프 행정부와 25%의 철강 관세 부과를 면제받는 대신 대미(對美) 철강 수출을 직전 3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수입물량제한(쿼터) 방식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지만, 미국내 철강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한국산 철강은 쿼터 물량 이상의 수출이 사실상 막혀 있는 상태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왼쪽에서 3번째)이 13일(현지시간)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과 만나고 있다. 사진은 무역협회 제공

윤 회장은 또 면담에서 지난 2일 예비판정이 내려진 미국의 한국산 알루미늄 압출재 반덤핑 조사와 관련,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미국내 제조업 투자는 필연적으로 한국에서의 부품·중간재 수출을 수반해 대미 무역흑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같은 구조적 흑자를 이유로 미국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 제소 등이 무분별하게 남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과 관련해 "지난 3일 발표된 최종 가이던스에 흑연에 대한 유예기간이 부여되는 등 한국 배터리 업계의 요청사항이 반영돼 다행"이라면서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이 미국내 투자 규모와 기여 수준에 상응하는 충분하고 차별없는 대우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상무부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2023년 기준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약 18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한국이 미국의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에서 원활한 비즈니스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상무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자 경제 파트너로서, 한미 양국의 협력은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2~30년 뒤의 글로벌 경제 지형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면서 "오늘 전달된 이슈들을 관련 부처에 전달하고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고 무역협회는 전했다.

윤 회장은 오는 17일까지 워싱턴DC에서 미국 행정부 관계자와 상·하원 의원, 싱크탱크 관계자 등을 만나 미국 경제에 대한 한국 기업의 기여를 강조하고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한국 기업의 통상 애로 및 우려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윤 회장은 또 전문 기술 등을 보유한 한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연간 최대 1만5000개의 전문 취업비자(E-4)를 발급하도록 한 미 의회의 '한국 동반자 법안'에 대한 지지도 호소할 계획이다.

이번 방미에는 메타바이오메드(바이오), 엑시콘·주성엔지니어링(이상 반도체장비), TCC스틸(철강 및 이차전지) 등 대미 투자 주력 업종에 있는 중소·중견기업 대표들도 동행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