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F2024] "트럼프 재선하면 北 비핵화 보단 군비통제에 초점"
"트럼프 2기 출범 시 韓에선 '독자 핵무장론' 목소리 커질 것"
"北, 협상 대상으로 트럼프 선호한다면 美 대선 전에 핵실험"
- 노민호 기자,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허고운 기자 =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군비통제'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뉴스1 미래포럼 2024'에서 '미국 대선과 한반도'를 주제로 한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신봉길 한국외교협회장과의 토론을 통해 "트럼프가 대북정책을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스나이더 소장은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는 이전의 다른 어떤 선거보다 한미관계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서면 (한국 내에선) 독자적인 핵 개발 동력이 되살아나거나 북미 협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박원곤 교수도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대(對)한반도 전락자산 전개 비용과 한미 연합훈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봤다. 박 교수는 "그럴 경우 미국의 방어공약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돼 한국 내 독자 핵무장 의견이 더욱 커질 수 있다"라고도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지고 북미 정상 간 '케미'(높은 친밀도)를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강조해 왔다.
국내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과거의 방식을 반복하기보다 '북핵 동결'을 추진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대북 경제제재 완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박 교수는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등극하는 것이 목표고 이를 위해선 반드시 미국과 담판을 통해 핵군축 형태로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일부 핵을 보유한 체 대북제재 해제 또는 완화를 받는 형태"라며 "이를 위해 내년엔 북한이 미국과 담판을 모색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협상 대상으로 트럼프를 정말로 선호한다면 11월 대선 전에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감행한다면 트럼프는 바이든 대북정책을 완전한 실패로 규정하고 정치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한미일 3국 협력을 바이든의 성과로 본다면 트럼프는 이를 겨냥할 수도 있다"라며 "다만 한미일 3국 관계를 대(對)중국 정책의 유용한 부분이라고 인식한다면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양자 동맹을 다수 구축하는 '바큇살형' 외교에서 소다자 협력체 틀을 기반으로 여러 층위를 구성하는 '격자형' 외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에 대해선 의존적 성격의 '보호 동맹'이 아닌 전략적 목표를 위해 함께 협력하는 '투사 동맹'의 역할을 원하고 있다.
박 교수는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은 동맹 변환을 지속할 것"이라며 "한미동맹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기존 북한 위협 대응의 단일 목적에서 벗어나 적어도 주한미군의 역할은 인태 지역 전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라고 짚었다.
스나이더 교수도 "한국은 먼저, 왜, 어떻게 한미동맹이 다른지를 보여줘야 한다"라며 "한국은 동맹임과 동시에 미국에 중요한 경제기술 파트너로도 대두되고 있다. 한국의 카테고리가 달라져야 하고 좀 더 폭넓은 차원의 동맹국으로 자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동맹 강화에 따른 '기회비용'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제기됐다.
신봉길 회장은 "한미동맹이 강화되면서 한중관계가 전반적으로 아주 불편한 관계가 됐다"라며 "중국은 한국이 군사 안보 측면에서도 미국의 대(對)중국 포위망에 가담하고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한국이 대미관계에서 '일본화'의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미국의 공급망 등 대중제재에 따라 중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이 타격을 받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관계 강화 과정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하고 경제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기회비용은 생각보다 매우 크다"라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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